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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May 07. 2018

사무실의 싸이코 #3. 자존감 낮고 미성숙한 남직원

슬직살롱, 직장인, 직장생활, 패스파인더넷, 인간관계

자존감이 낮으면 여러가지 형태로 발현이 된다.

그 중 하나가 나이가 들어 이미 성인으로 되었지만, 어른으로 나가지 않고 아동기에 스스로 머물러 있는 경우이다. 낮은 자존감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자기가 어리다는 자기보호를 통해 합리화한다.   


유아기나 아동기를 떠올려보면, 선악 개념과 사회적 예절이나 태도, 자아가 갖춰지지 않아있다.  

어린 아이는 갖고 싶은 장난감을 못가지면 소리 지르거나 울면서 무턱대고 떼를 쓰고, 항상 자기가 사랑 받지 못하고 버려질까 두려워한다.  문제가 생기면 보호자 뒤에 숨거나 멀리 회피하고 그 결과와 책임이 자신에게 올까만 두려워한다. 또한 최대한 자기는 잘못하지 않았다고 핑계를 대고 거짓말을 한다.  한마디로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보호를 위한 생존이 우선이며, 선악 개념이 안잡혀있어서 잘못을 해도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아기부터 아동기, 청소년기까지 주위사람들에게 교육을 받거나 옳고 그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배우면서 성인으로 성장해나간다.  


아동기를 못벗어난 낮은 자존감의 성인은 정상적인 성인들이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잘못을 하고도 잘못한 지 모르고,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알 지 못하니,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가르칠 방법이 없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생각하는 상식이나 기준이기 때문이다. 잘못한 것을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잘못한 사실을 주지시켜서 그렇게 하지 않도록 만들 수가 있는데, 잘못한 것 자체를 모르니 아무리 가르쳐도 자신은 그저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잘못했다는 사실을 겨우 깨닫거나 혹은 깨닫지 못했어도 겉으로라도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와도, 만의 하나 정말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게 되어도, 잘못했을 때 어떻게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지 배운 적도, 해본 적도 없으니 결국에 아무 행동도 하지 않거나 정상적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방법으로 (아동과 같은 방법으로) 대한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사람들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가서 잘못했다고 이야기하거나, 대화나 행동으로 진심을 전하거나, 무릎이라도 꿇는데 말이다.  한마디로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은 선악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관념 자체가 없으니 죄책감이 없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들이 그런 정신상태 때문에 순수하고 착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회화된 성인들이 대부분인 사회생활, 직장생활 속에서 아이처럼 순수한 성인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순수함과 유아적인 생각과 말, 행동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왠지 그 사람을 돕고 싶고 챙겨주고 싶게 만든다. 순한 시추나 장난끼 넘치는 비글 같은 매력이 있다. 보호본능을 자극하거나 측은지심을 유발하여 그런 순수하고 착하고 불쌍한 사람을 감싸주고 돕고 싶도록 한다. 못배워서 그런 거니 가르쳐주면서 홀로 독립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힘을 쓰고 싶게 한다. 그래서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 남성의 경우, 주변 여자들이랑 정말 편안하게 잘 지낸다. 물론 모든 여자들은 아니지만, 모성애를 제대로 자극 받았거나 함께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 여자들과 ‘비밀일기 공유하는 중고딩 소녀집단’처럼 함께 단단히 결속해서 움직이고 말하고 행동한다.     


반면에 그들은 남자들과의 관계에서는 여자들과의 관계처럼 원만하지 못하다.  

얼핏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그들이 원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정상 성인 남자 보다 지극히 제한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아동기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강자와 약자로 나눠지는 남자들의 동물적 본성에 매우 충실하고 관계형성도 그 기준으로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즉, 관계를 서열로 인식한다. 겉으로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몸을 만들거나 거친 운동을 하거나, 목소리를 깔거나 욕을 많이 하거나, 유난히 외모를 꾸미거나, 자동차나 물건, 옷 등 겉으로 드러내는 것들에 관심이 많다. 과장된 남성성을 추구하여 자신이 강한 사람임을 겉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소녀집단’이 편안하니 당연한, 여성성을 남자들 사이에서는 병적으로 숨기려고 한다. 덩치 커보이게 하거나, 화려하게 보이게 하거나, 싸움을 통해 힘을 과시하는 것은 위압적인 겉모습이나 물리적인 힘을 통해 수컷임을 과시하는 것이다. 수컷동물들이 하는 전형적인 행동이다.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 남성은 동성인 남자들을 강자와 약자, 단 두 가지로 구분한다. 자기가 강자로 위에 있거나, 약자로 호구가 되거나! 단 두 가지로 인식하고 행동한다. 물론 그 강자와 약자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다, 나이일 수도 있고, 물리적인 힘이나 외모일 수도 있고, 능력일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남자들은 자기가 윗사람으로서 골목대장처럼 행동할 수 있는 자기 기준에 만만하거나 약한 사람들, 혹은 불쌍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그 안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강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돕거나, 아주 무례하게 사람을 대하면서 자신의 힘과 권력을 충분히 즐기고 사용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에서 행복해한다.  


반면에 자신이 약자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철저히 호구가 된다. 

남자들과의 관계가 아래위 밖에 없기 때문에, 무릎 꿇고 철저히 따른다. 어떤 종류이던 힘에서 밀리기 때문에 자신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자에게는 모든 걸 내려놓고 철저히 호구가 되는 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상황이나 집단에 따라 불편해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익숙해서 오히려 편안하게 느낀다.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성인 남성은 동성인 남자들과의 관계에서는 여자들과 어울릴 때와 달리 수평관계를 형성할 수 없다 보니, 주위남자들 사이에서는 영웅 혹은 호구의 극단적인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없이 다양한 인간관계 방식을 습득하지 못해서 남자들 사이에서이던, 여자들 사이에서이던 성인으로서 사회에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혹은 사랑 받고 싶은 대상에게는 사랑을 확인 받고 싶어하거나 버림 받을까 두려워하거나, 관계가 아니라 '내 것'인지 아닌지 소유를 중요시한다.  더구나 몸은 이미 성인인지라 자신은 성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했던 아동기의 특성상 자기 중심적으로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고 자기가 믿는 것이 옳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또 그 나이가 되어 이미 생각은 굳어져버렸기 때문에 커다란 충격이나 사건을 겪지 않는 이상 왠만큼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배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여자들 품에 숨거나, 자기가 생각하는 강한 남자 뒤에 숨는다. 이제까지 스스로 부딪혀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본 적도 없고 배운 적도 거의 없었고, 사람들이 감싸주거나 차라리 숙이면 넘어갔었던 경험이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은 그저 자기를 힘들게 하는 대상이요, 피해야 하는 대상이자, 자신이 더 불쌍한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 뿐이다. 정상적인 성인은 문제가 발생하고 감정이 흔들려도 감정을 털고 나면, 문제 자체를 해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데 말이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문제를 자기 자신에게서 우선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자존감을 올려주기에 가장 어려운 대상이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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