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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Feb 11. 2018

내가 생각하는 성인 직무교육시장 트렌드

마케팅, 트렌드, 변화, 브랜드, 교육시장, 성인교육시장, 커리어

이번주 교육업체, 출판사, 잡지사를 연이어 만나면서 든 생각은 내 예상보다도 성인 대상 교육시장 트렌드가 더 급격히 변할 것 같다는 것이다.

교육 전달 방식은 물론이고, 더 근원적인 부분인 '콘텐츠' 자체도 말이다. 특히 출판사와 잡지사는 업의 특성상 1-2년 앞을 내다보고 움직이는데, 그 흐름에 맞춰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거기에 맞는 작업을 진행중이더라. 사실 그래서 그 곳들이 우리를 부른 것이기도 하고.


이미 극한의 레드오션이기는 하지만, 직무교육 중심의 성인 대상 교육시장은 한마디로 '지옥'이다.

일반성인을 모집해서 진행하는 교육시장의 경우 (B2C, Business To Customer) 한 강연당 10명을 채우기도 어렵다. 정말 샐럽급 강사들의 강연조차도 직무분야와 시기, 주제에 따라 10명도 허덕거리면서 채울까 말까 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개발코딩 등 한창 시류를 타면서 절대적으로 인력이 모자라는 일부 영역만 사람이 몰린다. 혹은 전문강사가 아니라 유명한 기업의 - 유명하다고 해서 그 기업이 제대로 잘하고 있거나 잘나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지도와 화제성이 높아서 잘 포장되어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 현업 고위 담당자나 임원급이 '샐럽'으로 강연 과정 일부를 맡는 수업들은 흥행이 괜찮다.


B2B도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교육에 대규모 투자를 할만한 상황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직접적으로 현업 업무에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에 관심이 많다. 그런 교육 커리큘럼의 경우, 대부분 시대와 경제, 기업의 새로운 변화에 촛점이 맞춰서 있다보니 기존에 나온 교육 내용으로는 커버가 안된다. 기업의 교육담당자들 역시 중간관리자가 대부분 부재인 상황이 되면서 의사결정은 부장 이상급이 주도하지만, 교육 설계와 업체에 대한 1차 판단을 대리급이 주도하게 되어 새로운 교육 커리큘럼과 새로운 업체에 대한 갈증도 심하다. 수년 이상 지속해서 항상 거래하던 업체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되어 사내 젊은 직원들과 새로운 내용과 방식에 맞춰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욕구도 강하다. 하지만 B2C와 마찬가지로, 아니 B2C보다 훨씬 더 시장이 보수적이고 제공업체 정보가 많지 않은 까닭에 새로운 교육업체나 과정을 찾기 쉽지가 않다. 그렇다 보니 B2C업체에 직접 문의가 와서 B2B도 가능하냐는 제안이 올 정도다. 아직 B2B 과정을 홍보하고 있지 않는 우리에게 종종 제안 요청이 Walk-in으로 들어오는데, 모두 그런 경우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무교육시장 B2B와 B2C 모두에서 수년 전에 촉발된 '가격전쟁'은 이젠 '시장붕괴' 위험수준이다. 위험수준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가격 때문에 교육의 퀄러티가 떨어지는 상황까지 갔기 때문이다.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싼게 비지떡이다'는 대부분 맞다. 원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시장경제를 따르면 말이다. 수강생을 모으기 위해 가격은 내리고, 광고/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은 급증하는 구조이다 보니 B2C로 돈을 버는게 불가능하다는 결론까지 내릴 수 있다. 현재 잘나가는 B2C 직무교육 기업이나 사업들을 겉으로 보이는 수치를 거둬내고 속까지 들여다 보면, 정상적인 경영, 경제 관념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상식적인 선에서만 생각해도 적자를 피할 수 없는데 어떻게 버티는지 말이다. 정말 땅 파먹고 장사하거나, 사회공헌 차원에서 하는게 아닐까 의심이 든다. 그렇게 버텨낼 수 있는 이유가 있는데, 그건 언급하기에는 민감한 이슈이니 넘어가고, 아무튼 적자구조 혹은 원가를 지극히 낮춰 겨우 맞추고 있다. 그나마 B2B는 조금 나은 상황이지만, 몇몇 구하기 어려운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예전에 받던 가격을 생각해볼 때 지금은 형편없다.


B2C 기준으로 성인 직무교육시장 소비자들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몇년 전부터 느끼던 변화들을 모아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상까지 고려해본 것이다. 사실 작년부터 사업을 이끌어 오면서 하고 있는 일들의 근간이 되는 내가 생각하는 성인교육시장 트렌드이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생각과 행동의 배경으로 가볍게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이슈라이징에 전혀 관심이 없다. 각자 갖고 있는 생각을 더해서 풍성하게 만들어 서로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선까지만 좋다.


1.  지갑이 줄었다!

절대적으로 시장이 줄어든 것 같다. 취업도 힘들고 재직자들 역시 위치가 불안하다. 실질적인 소득증가도 없다. 교육을 들을만한 잠재고객수와 그들이 소비할 수 있는 돈, 둘 다 줄어들었다. 반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업체나 강연들은 많아졌으니 단순히 이 부분만 봐도 힘든게 당연한 현상이다.


2. 그나마 지갑도 나눠졌다.

- YOLO다 워라밸이다 하면서, 교육에 쓰는 쓸 돈이 다른 목적으로 흘러들어갔다. 경쟁사, 대체제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어차피 빡빡하게 살아야 하고 미래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성장해서 인생레벨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기 능력 개발을 위한 투자를 줄인 것이 아닐까 싶다. 

공부를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배우는게 익숙한 '학원세대'들이 본격적으로 사회로 유입된지 수년이고, 이들이 학생때처럼 일 역시 회사가 아니라 '학원'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배우는게 익숙하다는 점에서 시장이 커지는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하고 수년을 지켜봐왔다. 더구나 회사에서는 조직문화와 평가, 조직내 존속 등의 이슈로 예전처럼 상급자가 하급자를 굳이 꼼꼼히 가르쳐야할 필요도 없고, 하급자 역시 그렇게 배우는 것에 대해 대부분 거부감이 많으니 이는 시장에는 더욱 긍정적인 신호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대로 자기 개발을 위한, 즉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투자 대신, 여행이나 취미 등 현재의 즐거움을 위한 비용에 지갑을 더 열었다. 그나마 줄어든 지갑을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효용을 극대화시키는 아이템들과 나누다 보니 교육시장은 더더욱 줄었다.


3. 굳이 교육이 아니라도 다른 방법이 많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교육시장에 쏟아야할 돈조차도 다른 대체제가 많아지다 보니 자신에게 맞춰서 취향에 따라 소비한다. 목적에 따라 이합집산에 거부감이 적은 Weak-Tie 인간관계 중심의 '학원세대'들은 소위 스터디와 공모전팀 등으로 대변되는 커뮤니티에 익숙하다. (기존 세대의 동아리문화와는 전혀 다른 세계이다) 따라서 기존 교육시장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은 독서 커뮤니티, 업무별 직종별 커뮤니티, 특정관심사만 깊게 제공하는 서비스나 모임 등에서도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상하 전달 방식의 권위적인 교육방식 보다는 이런 형태를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 학원세대로 훈련받은 이유로 기존 교육방식에 대해서는 자신이 배울 내용과 그로 인한 혜택이 아주 명확하지 않으면 지갑을 열지 않는다. 스코어링과 합격여부 등 결과를 위해 명확한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는 이상 그런 불편함을 굳이 감내할 이유가 없다. 또한 사회생활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하고 나면 '정답'이 없고 '해답'을 찾는 게 인생과 커리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기존교육에 피로감과 회의감이 상당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받고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Tip을 받을 수 있는 단순 Skill-up 교육은 여전히 지갑을 연다. 하지만 교육을 제공하는 업체들 역시 그런 교육을 하는 것에 익숙하고 (사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능력상 그런 교육 밖에 제공할 수 없다) 그것이 시장에서 먹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보니, 단순 Skill-up 교육은 난립해서 줄어든 시장에서 서로 깍아먹고 있다.


4. 하지만 여전히 방황하고 다른 교육을 원한다.

사회생활 초년생들이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1~2년 하고 나면 Skill-up 이외에 다른 교육 니즈가 생기는데, 그 부분을 제대로 제공해주는 곳이 없다. 2,3번의 이유로 인생과 커리어, 일에 대해 꼼꼼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앞서 말한 방안들은 인사이트나 정보를 줄 뿐, 그걸 해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영역은 전혀 다른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성장하려는 욕구가 강한 사람들의 경우, 이것저것 다 해보고 나서는 힐링 보다는 킬링, 정보 전달 지식 보다는 멘토링과 코칭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Career Direction, Career Solution이 선행되어야 Career Skill-up 교육이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들은 이를 위해 돈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Weak-Tie 스타일에 익숙해서 능동적 인간관계 구축을 잘 하지 못하거나 - 멘토링, 코칭, 킬링은 절대적인 상호신뢰 관계가 바탕에 제공자 입장에서 에너지를 엄청 쏟아야 하니 제공자 입장에서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 기존 시장에서는 그런 걸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거나, 기존시장에서 겨우 찾더라도 멘토와 코치를 학원강사나 Weak-Tie 방식으로 대하는 우를 범한다. 기존시장에서 이를 제대로 해소해주는 프로그램도 사실 전무하다.


내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도 당장 올해를 보고 들어간게 아니라 향후 2-3년 뒤 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것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고 버텨서 그 때 훅 치고 들어가는 계획이었는데, 최근 몇개월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욱 확신이 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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