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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pr 15. 2018

스타트업 코칭과 컨설팅을 하다 만나는 창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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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코칭이나 컨설팅을 하면 정말 다양한 성향의 창업가나 예비창업가를 만나게 된다. 그 성향의 폭은 상상을 초월한다. 상식을 한참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한마디로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다. 자주 보이는 경우 몇개를 추려보면.


서로 경청하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업을 같이 만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하다보면 서로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인사이트, 거기에 네트워킹까지 공유하고 지원하게 되면서 사업화에 가속도가 붙는다. 당연히 가장 베스트케이스다. 그런데 이런 이상적인 경우는 솔직히 많지 않다.


가장 많은 경우는 이미 내가, 혹은 우리 창업멤버들이 다 알고 있으니 당신은 내가, 우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만 지원하라는 케이스들이다.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특히 아이템 부분, 귀를 막고 지원받을 것들만 리스트업해서 내놓으라는 식이다. 코칭이나 컨설팅을 안받거나 무시하는 것까진 상관 안한다,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그건 나도 딱 그만큼만 해주면 되니깐. 그런데 전체를 못건드리게 만들어놓곤 지엽적인 문제 몇개 들고 와서 '정답'을 내놓으라거나, 맡겨놓은 거 달라는 식으로 당당하게 권리인듯 각종 지원을 해달라고나 한다.  


제일 황당한 경우는 사업아이템도 오픈 안하고 그렇게 해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콘셉 수준으로만 말하고 상세하게 이야기 안하고 무조건 도와달라고 한다. 오픈하면 뺏긴다면서 코치나 컨설턴트들도 못믿겠단다. 그러면서 지원하라고만 하니 저 사람의 정신세계가 참으로 궁금할 뿐이다.


이런 경우도 많다. 성공비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케이스들이다. 그러면 한마디만 한다. 성공비법을 알고 있으면 내가 여기서 코칭이나 컨설팅을 하고 있겠냐고. 내가 직접 성공비법으로 사업해서 부자되지 않겠냐고 말이다. 코칭과 컨설팅의 목적이 실패확율을 최소화시키고 사업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성공하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임을 설명해도, 복권사는 기분으로 대박 꿈꾸며 오는 사람들이 많다. 목적이 그러니 대부분은 아이템 단계부터 거의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가장 흔한 경우는 '확증편향'에 완전히 빠져있는 케이스다. 앞서 말한 답정너와 비슷하긴 한데, 다른 점은 답정너들은 무조건 내놓으라는 식인데(그걸 요구하는 표현만 다를 뿐), 이 경우는 일단 경청해서 다 받아들이고 듣는 것처럼 보이는데 교육이나 코칭, 컨설팅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정보나 인사이트를 자기가 생각한 것에 유리한 것만 받아들여서 끼어맞춘다. 즉,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면서 자기 생각을 강화할 논리로 삼는다. 귀에 자동필터기능을 탑재해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의견이나 정보를 계속 곡해해서 받아들인다. 조금 심해지면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 맥락을 몰아간다. 여기는 스타트업 창업을 도와주기 위한 곳이지, 그저 본인들 생각에 무조건 박수쳐주면서 공감해주는 힐링공간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왠만한 건 다 참겠는데, 참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화가 나는 경우는 네트워킹을 내놓으라는 케이스들이다. 앞서 말한 안좋은 케이스들 사람들이 도를 더하면 하는 짓인데, 알려달라는 걸 넘어서서 내가, 코치들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네트워킹에 자기를 태워달라고 한다. 추천서 써달라는 것은 차라리 애교다. 누구누구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만나서 자기 사업아이템을 이야기하게만 해주면 자기 사업은 승승장구할거라나? 이런 말을 들으면 주먹이 부르르... 자기 상상처럼 그럴 일도 없을려니와, 그 정도로 대단한 아이템 같았으면 이미 대박 냈겠지, 나와 그 네트워킹 대상은 당신 이야기를 듣고 도와야할 이유가 뭔지, 얻게 되는지 뭔지 전혀 생각없이 자기만 이기적으로 생각하는거다. 사적관계라도 쌓이면 그나마 한번은 고민해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두번째로 참을 수 없는 경우는, 뻔히 보이는 수인데 너무 잔머리를 굴리거나 아주 얕은 생각으로 얍쌉하게 하는 경우이다. 사례를 말하면 당사자들이 바로 아는 경우들이라 생략하겠다. 이왕 머리를 쓰려면 상대방이나 이해관계자들이 모르게 해야지, 다 속이 보이게 어슬프게 하면 모두에게 안좋은 이미지로만 각인된다. 어설픈 여우보단 우직한 곰이 훨씬 호감이 나고 나중에 성공확율도 훨씬 높다.


스타트업 산업에 있으면서, 특히 스타트업 코칭이나 컨설팅 쪽에 있으면서 드는 뜬금없는 생각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상식적인 경우가 회사 다닐 때와는 비교자체가 불가할 수준이라 여기서 수련한 마음가짐과 태도라면 회사에 있었다면 예전보다 훨씬 더 이해심 깊고 일과 사람을 잘 만들어갔을 것 같다는거다.
갑자기 예전 직장생활하면서 임원과 팀장할때 힘들게 했던 아랫사람들에게 미안해지는군... 지금이었다면 별거 아닌 문제들이었는데 말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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