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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14. 2018

웃긴 영화가 아니라 우스운 영화를 만들어버렸다!

(노 스포일러) 영화 더 프레데터 리뷰, 영화평, 프레데터

더 프레데터, 웃긴 영화가 아니라 우스운 영화를 만들어버렸다!   (평점 5/10)

- 영화 더 프레데터 아이맥스2D 관람 (CGV천호) -



어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CGV 천호에 들러 ‘더 프레데터’ 아이맥스2D를 보러왔다. 개봉 2일째 저녁 아이맥스관인데도 영화관 안에 30명 정도 뿐이다. 오늘 보러오길 잘한듯, 바로 밀릴 것 같다... 전체 관객의 절반 정도가 아재들, 남은 4분의 1은 연세 지긋하신 분들, 프레데터의 원조팬들만 관심을 갖는 듯하다. 젊은 친구들은 거의 없네... 에이리언과 더불어 외계캐릭터 최고봉인 프레데터가 이 정도 관심 밖에 못받다니... 세대 가리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인지도가 최고의 캐릭터인데 이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는 건 그 캐릭터들 다루는 사람들의 잘못이다. 암튼 이런 취급을 받는게 슬프다... 




매번 전설의 걸작이 새 시리즈로 이어지거나 리부트되거나 리메이크되면 확율상 잘 나오기 어렵고, 더구나 프레데터는 원래 시리즈는 1,2편에서 끝났고, 이후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로 2편, 2010년에 프레테더즈로 3편이 더 이어졌는데, 3편 모두 그다지 성공적이진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캐스팅이 너무 듣보잡에 가까워서 - 2010년 시리즈만 해도 캐스팅이 나쁘지 않았다 - 더욱 불안했지만, 어차피 프레데터 시리즈의 주인공은 배우가 아니라 프레데터 존재 자체이기도 하고 감독이 뛰어난 각본가이자 아이언맨3, 키스 키스 뱅뱅, 나이스 가이즈 등 감독으로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었다. 더구나 원작 프레데터 1편에 출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더 프레데터'는 정말 최악이었다. 웃긴 영화가 아니라 우스한 영화를 만들어버렸다!




감독은 '더 프레데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강력한 액션과 호러를 더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전면으로 앞세운 유머코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지루하거나 흐름은 끊어버리는 최악의 작용을 하고 있다. 중간중간 겨우 프레데터가 긴장감을 올려놓으면, 확 김을 빠지게 만들어버린다. ('더 프레데터'에서 열일하는 건 '프레데터' 뿐이다.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여기에 감독이 연출했던 아이언맨 3편을 프레데터 버전으로 바꿔놓았다 싶을 정도로 보는내내 아이언맨 3편이 겹친다. 원작 프레데터 1,2편이 겹치면 추억팔이 면에서라도 확실하게 임팩트를 줬을텐데, 아이언맨이 겹치게 만든 건 관객들을 멘붕시켜버렸다. '미친놈들과 한판 붙는 프레데터'라는 설정은 신선한데, 그 미친놈들이 제대로 미쳐서 프레데터와 붙는게 아니라 시시껄렁한 농담하느라 진을 다 빼니 정작 프레데터와 싸울 힘이 없나보다. 




성인등급으로 돌아온 프레데터가 이번 프레데터를 기대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등급이 높다고 더 액션이 좋고 긴박감 넘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프레데터의 특성상 일부러 잔혹함을 숨기거나 표현에 제약을 걸면 프레데터를 표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디테일하게 보여주진 않지만 성인등급답게 영화는 잔혹하고 난폭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몇몇 장면은 15세 등급으로 표현해도 되지만 영화 자체가 엉망이다 보니 차라리 잔인한 장면들을 넣어서라도 관심을 받겠다는 의도성이 보일 정도다. 15세 표현에 억지로 CG와 특촬을 후반작업에 덧붙여놓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색한 장면들도 속출한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강박 버리고 자연스럽게 연출하지 이게 뭔가 싶다. 스토리진행과 캐릭터들의 행동은 이해가 안될 정도라 공감이 어렵고, 논리적인 흐름조차도 계속 툭툭 끊긴다. 여기에 편집도 엉망진창이라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장면이나 이야기, 캐릭터에 당혹스러워진다. 최종편집본이 아니라 1차 편집본을 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메이저영화사 작품 답지 않다. 아이언맨 3편을 연출했던 감독인데, 아이언맨 3편이 감독의 힘이 아니라 마블스튜디오의 힘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를 보고 집에 오니 케이블TV에서 때마침 2010년작 프레데터스를 해줬다. 다시 보니 '더 프레데터'와 비교해서 이 영화가 얼마나 잘만든 영화인지 깨닫게 되더라. 영화 프레데터스는 최소한 프레데터의 핵심이 카리스마와 공포감, 긴박감과 시원한 액션에 있음을 잊지는 않고 있다. 2018년 더 프레데터는 그 핵심이 어설픈 유머와 엉망진창인 스토리와 편집으로 다 증발해버렸다. 이번 영화는 없었던 일로 해줄테니 제대로 다시 시작해보자!


※ 참고. 프레데터스 (Predators , 2010 / 감독 님로드 안탈 /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리뷰

https://jskalex.blog.me/50095188504


※ CGV천호에서 아이맥스2D로 봤는데, 화면비 전환도 없고, 사운드도 평이하고, 그다지 아이맥스로 볼 이유가 전혀 없다. 그냥 일반관에서 보는게 좋을 듯.



더 프레데터 (The Predator , 2018) 


감독 셰인 블랙 

출연 보이드 홀브룩, 올리비아 문, 트레반트 로즈, 스털링 K.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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