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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Sep 25. 2018

가족이라 벗어날 수도 없는 소름끼치는 운명의 굴레

(노 스포일러) 영화 유전 리뷰, 공포영화, 호러영화, 영화평

영화 유전, 가족이라 벗어날 수도 없는 소름끼치는 운명의 지긋지긋한 굴레   (평점 8.5/10)



올해 나온 호러영화 중에서 가장 괜찮다는 평가를 받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올 여름 영화관에서 개봉했을때 흥행에 실패해서 금방 내려가서 결국엔 집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때마침 영화 유전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기대감을 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 유전은 본 사람들의 평가만큼 정말 소름끼친다. 직접적으로 잔인하거나 잔혹한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고 (물론 시선을 돌리고 싶은 끔찍한 몇 장면이 있기는 한데 행위가 아니라 결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만드는 촌스런 깜짝쇼도 없다. 차분하지만 마음을 계속 불안하게 만드는 긴장감에, 묘하고 기괴한 분위기, 예측불허로 진행되는 스토리전개, 그저 스윽 지나가는 정체불명의 무엇들(?)이 영화의 전부이다. 이것들만으로 조금씩 늪에 빠지다가 마지막에 휘몰아치는 엔딩에 이르면 이미 늪에 깊게 빠져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스포일러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영화 유전은 제목 그대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오프닝 할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하는데,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최소 할머니를 시작으로 그 가족에게는 '무언가'가 이어져 내려온다. 그로인해 다른 사람들은 평생 한번도 겪지 않을만한 끔찍한 일들이 이 가족들에게는 일상으로 벌어진다. 그런데 가족이기 때문에 그 끔찍한 굴레를 벗어날 수도 없다. 소름끼치는 운명의 굴레를 끊어야 하는데, 가족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지긋지긋하게 이어진다. 결국엔 영화 중반 전혀 예상치 못한 가족 중 또다른 누군가의 죽음이 오고 이 이후 영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여자주인공의 직업이 미니어쳐를 제작하는 아티스트인데, 사실적으로 묘사된 미니어쳐를 만들어내듯 이 가족들의 운명은 신이나 그 누군가에 의해 미니어쳐 속 사물이나 인물들처럼 움직인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가족과 운명의 잔인한 속박이 가장 소름끼치게 만드는 설정이다.




영화 유전의 후반부는 솔직히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지금의 엔딩이 마음에 안든다는 의미는 아닌데, 영화 초중반부까지와 결이 너무 달라서 조금 아쉬웠다. 차라리 초중반 분위기를 그대로 이끌고 나가서 차분하지만 더 소름끼치는 결말로 다가갈 수 있었는데, 폭발하듯 폭주하는 엔딩 때문에 오히려 평이해진 느낌이다. 내 평점이 낮춘 모든 이유는 다 엔딩 때문이다.



영화 유전은 올해 호러영화 중 기억할만한 수작으로 손꼽을 만하다.




유전 (Hereditary , 2018) 

감독 아리 애스터 
출연 토니 콜레트, 가브리엘 번, 알렉스 울프, 밀리 샤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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