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슬래셔 걸작의 기품 하지만 현실이 더 무서운 반전

(노 스포일러) 영화 할로윈 2018 리뷰, 공포영화, 호러영화, 슬래셔

by 강재상 Alex

할로윈, 정통 슬래셔 걸작의 기품 하지만 현실이 더 무서운 아이러니 (평점 8.5/10)

- CGV천호 스피어X관 관람 -



해외에서 국내까지 평론가들의 호평 일색에, 글로벌로 흥행몰이까지 하고 있어서 호러영화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영화 할로윈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10월 마지막날 개봉해서 11월에 기대작이 없는 초유의 사태 속에 11월 극장에 가고 싶게 만든 유일한 영화였다. 호러영화, 그것도 슬래셔 무비 장르라 우리나라에서 흥행은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개봉주 토요일인 11월 3일

극장 왔는데, 개봉주 주말임에도 213명 상영관에 사람이 10명도 안된다. 이미 퐁당퐁당 상영이라 바로 내려갈 분위기라 그나마 급하게 온건데 말이다. 평소 선호하는 상영관은 아니지만, 사람이 없어서 정중앙 예매가 가능하고 런닝타임도 길지 않아서 몰입감 최고의 스피어X관 정중앙에서 봤다. 주위에 사람도 없으니 마이클 형님 제대로 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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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할로윈 1편은 전설의 호러걸작이자 슬래셔 영화 장르의 대명사이다. 이후 몇편이 나왔는지 셈하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져나왔고, 21세기에도 리메이크 등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마이클이라는 절대악 연쇄살인마에 대한 해석과 영감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레기 수준부터 작품성까지 인정 받은 것들까지 나왔지만 역시나 1978년 1편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개봉한 2018년 할로윈은 1편에서 바로 이어지는 속편으로 나왔으며 중간에 나온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바로 연결했다. 기대요소는 요즘 호러영화명가로 믿고 보게 만드는 블룸하우스가 속편을 제작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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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18년 할로윈은 소문대로 잘 만들었다. 1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토리라인과 1편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영화 할로윈 정체성을 유지시켜주는 소소하고 꼼꼼한 장치들, 레전드 호러 할로윈만의 특성까지 고스란히 21세기에 재현시켜놓았다. 그러면서도 촌스럽지 않고 요즘 영화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세련된 스타일을 더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났다면 그렇게 열광하지 않았을거다. 할로윈 2018이 영리하게 풀어간 것은 1편의 설정을 역이용하면서 익숙한 것들은 모두 반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헌터와 피해자 구조부터 감옥과 덫, 자유와 구속 등 대립하는 요소들이 순식간에 전복되는 쾌감이 2018년 영화 할로윈의 핵심적인 재미이다. 한 예로 1편에서 연쇄살인마 '헌터' 마이클에서 쫓기던 '피해자' 로리는 40년이 흐른 지금 헌터가 되어 마이클을 사냥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벗어나고 인생을 보답받으려고 한다. 영화 초반부 터미네이터2 사라 코너가 떠오를 정도다. (1편에선 연약했다가 그 때 충격과 모성애로 2편에선 전사가 되는 부분이 터미네이터 1, 2편이 겹친다. 더구나 마이클은 터미네이터와 겹치고. 터미네이터 1,2편도 호러영화 스타일인 것을 떠올리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이렇게 익숙함과 새로움이 잘 만나서 시너지를 내다 보니

고전팬부터 할로윈을 모르는 젊은 새로운 팬층까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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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을 구구절절 분석하지 않고 단순하게 절대악으로 묘사한 것도 좋았다. 리메이크 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붙어나간 것도 나쁘진 않았으나 이런 캐릭터는 확실히 너무 많은 걸 설명해주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 영화 앞부분 할로윈 주제곡이 깔리면서 음악과 분위기 만으로 원작팬들의 멘탈을 탈탈 털어버리고 시작해서는 영화 끝까지 교묘하게 앵글을 피해서 마이클의 원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는 그가 가면을 쓴 모습만을 볼 수 있다. 잠시도 주저함 없이 폭주하는 마이클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그게 마이클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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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점은 영화에 대해 만족하고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솔직히 큰 임팩트는 없었다... 결정적으로 안무서웠다. 살인마 마이클을 무서워하기엔 세상이 더 무섭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는 나이가 되었기도 하고, 그 사이 워낙 독하디 독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고 많이 보기도 해서인 듯 싶다. 잔인한 장면이 많은 편임에도 한국영화 15세 관람가의 현실적인 폭력성에 비하면 할로윈의 잔인함은 리얼함 보단 판타지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당장 영화 보기 직전 모르는 노인을 이리 던지고 저리 던져서 어떻게 죽는지 호기심에 '그냥' 죽인 사건 등 현실이 더 무섭고 잔인해서 이제 할로윈이나 13일의 금요일 정도는 그저 애교로 보일 정도니 말이다. 영화 안에서도 대사로 나온다, 이제 5명 정도 연쇄살인한 거 정도는 뉴스도 안나온다고... 슬픈 현실이다....



할로윈 (Halloween , 2018)

감독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 제이미 리 커티스, 주디 그리어, 윌 패튼, 닉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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