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죄송한데 너는 T가 아니고 싸가지가 없는거세요

본인이 T라는게 자격증도 아닌데 그만좀 하세요

by 알렉스키드
혹시, MBTI 뭐예요?
0000 맞죠? 와 그럴줄 알았어!


누군가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느순간부터

굉장히 자연스러워진 대화의 흐름이다


나쁘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어떤 캐릭터와

처음 만난 누군가에 대한 이미지를 맞춰가는 과정

자연스러운 스몰톡도 되고 재밌지 않나


다만 요즘 남발되는,

쓸데없는 자부심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회적 비매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모두가 각자 양보하고 협조하는 단체 생활에서

한껏 고조된 나르시시즘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마치 굿윌헌팅의 주인공같은 천재성이나,

강남 아파트 3채라도 보유한 듯한

굉장한 탤런트를 지닌듯한 표정으로 던지는

사회성과 책임감이 결여된 인류의 한마디


아. 저 T라서 그래요.
중2병처럼 다 큰 어른이 T 드립을 치고 있는걸 보면 실소만 짓게 된다. 30년이 넘는 영화 터미네이터 T-800도 너보단 똑똑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T? 그거 뭐 어디서 인증이라도 받은 거냐?

부적이나 마패라도 되냐?

니 노력으로 시험쳐서 받은거야?

사회적 약속을 혼자 안지키면서 뭐가 어떻다고?

무식한 인간이 대충 세상을 사는데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무례함에 구역질이 난다.

나는 MBTI가 싫다는게 아니다.


그저 아무런 사회적인 공감도 갖추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공들이는

어떤 노력을 모두 거부하는 프리라이더들이

대단한 존재라도 된 양 T로 변명을 하는게 싫은거다.


타인에 대한 배려도 헌신도 없으면서,

아무 피해도 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기주의자들


야, 멍청한 놈아.

합리적인게 T야 이기주의자가 T가 아니고


고작 너란 존재가 스스로 “쌉T라서 그렇다”고 지껄여대는 모습, 딱 그 정도의 무례함 말이다.


갑질을 서슴지 않으면서 계약과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논리가 과연 T라서 그런걸까? 선배대접은 다 받아처먹으려고하면서 커피 값 한푼 안내는게 정말 T라서 그럴까? 어휴 변명들하곤


하찮은 자부심이라고 칭하고 싶다.

30년전엔 고작 핸드폰 번호 따위인 SK 011이,

20년전엔 고작 인간이 네 분류로 나뉘던 B형 남자가,

이제는 MBTI의 T(사고형) 인류가 바로 그것이다.


어떤 그룹에 자신을 맞추는게 그렇게 싫으면서,
본인들만 유리하게 빠져나가는 그런 유형들
왜 그럴때만 T 라는 그림자 뒤에 숨는걸까?


갑질은 T가 아니라 신고당해야할 폭력이고

무례함은 T가 아니라 못 배운 예절의 증명이다

매정함은 T가 아니라 중2병 극복못한 열등감이다


정T병자라고 불러주자.
T에 환장한 사회부적응자들을.


사전적 의미의 T야말로 관계에 근거한다


난관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

(철저한 공감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 참여)

당황한 사람을 일으켜 이성적으로 만드는 사람

(민망한 처지를 보듬어주고 객관적 평정을 부여)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을 사전에 방지하는 사람

(본인의 경험에 상대방을 투영하는 포용력)


나는 소망한다. T를 부르짖는 당신이
부디 이런 좋은 성향을 향해 나아가길
본인의 무지와 무례에 T 실드를 치는 사람을 만나면, 그런거 되게 싫어하는 정상인이 많다는 연대의식만 가슴속 어딘가에 잘 기억해주셔도 좋습니다.


합리에 근거한 예의를 갖추고, 사람과 관계의 균형을 위해 원칙을 준수하는 사람이 진짜 T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어렵게 만들어둔 개념을 니멋대로 살면서 갖다 붙이지 말아주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0대 직장인, 다시 책 읽을 용기를 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