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왜 맨날 위기인가

전 지구적 가스라이팅

by alex kang


오늘은 글 쓰는 날.로 생각하고 앱을 연다. 최근 여러 가지 일도 많이 있었지만 한 번씩 쓰지 않고서는 격변기를 살아내고도 내 체험으로 오롯하게 남기지 못할 것 같아서다.


이번 달에는 하나의 직을 그만두었고, 하나의 사업을 론칭하며 하나의 과제를 드롭함과 동시에 세 개의 신규 과제를 진행하게 되었고, 두 개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구체적인 미래 먹거리를 결심했고 하나의 강의 오퍼, 하나의 외부 직 참여 제안, 5년 만의 영어 점수와 새로운 어학점수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첫 유언도 남기고자 하였다.


그런데 왜 위기는 그치지 않는가. 아니 지금이 위기인가? 우리는 다 속고 사는 걸까. 내 한 학년 위의 선배들이 수능을 볼 무렵, 뉴스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워 ‘아이엠에프’ 지원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도 이때부터 나는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고, 많은 친구들의 부모들께서 평생직장이라 믿었던 일자리에서 물러나셨다. 신자유주의에 강력한 영향력 아래 형성된 국제 질서가 강요한 ‘구조 조정’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큰 충격이었다. 그 뒤에 이어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던 전 국민 금 모으기 운동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다.


그렇게 현실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곧 법률적으로 어른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우리 사회가 살 만하다, 경제가 좋아졌다는 공식 보도나 논평을 보거니 듣지 못했다. 항상 언론과 전문가들에 의해 우리 경제는 늘 위기, 위기이며 경기는 불황이라고 하였고 그만큼 삶은 녹록지 않고 현실의 벽은 높다고 믿었다.


사실 그렇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의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훌쩍 넘었고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경제 강국이 된 것 같은데 현실 경제의 어려움은 갓 스무 살 남짓된 내가 느낀 그것보다 더 어렵고 혹독한 느낌이다. 도대체 언제 좋아진다는 걸까. 기후 위기와 AI로 인하여 앞으로의 현실 경제는 검은빛 아니겠는가.


대다수의 일개미들에게는 어려움을 일반화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면서, 경제 지표는 계속 올라간다. 누군가는 혹세무민 하며 착복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들은 언론과 전문가들과 결탁하여 허리를 졸라매는 삶을 지난 삼십 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일개미들을 가스라이팅해왔다.


여왕개미여, 잘 먹고 잘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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