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성 Jan 02. 2020

엘리트 스포츠와 스마트폰

현대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코치와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

Image by William Iven from Pixabay 


스마트폰을 가진 운동선수. 스포츠 안에서 스마트폰의 역할은 무엇일까? 2009 대한민국에 스마트폰이 처음 소개되고 2020년인 지금  세계 20억 명이 넘는 인구의 사람들이 스마트 폰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사회는 스마트폰의 이점 보다는 부작용에 강조한다. 


먼저 스마트폰 사용의 단점을 꼽자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 같은 것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과학적으로도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 시, 인지기능 저하, 집중력 저하, 수면의 질 저하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개인에게는 물론 당연히 운동선수의 정신건강과 신체적 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스마트폰 사용 금지로써의 해결책은 그리 똑똑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위와 같은 스마트폰의 단점과 더불어, 스포츠 선수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어떠한 이점이 있을까? 첫째,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스포츠와 관련된 정보 수집의 평등이 이루어진다. 그간 경기력 향상과, 부상 관련 정보들은 선수 개인의 반경에 있는 ‘사람’ 들로 인해 유통된 반면, 스마트 폰은 선수 개인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기 용이 해졌다. 근손실을 피하면서 살을 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특정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크고 작은 부상에 대한 대처법에 대한 정보 습득이 모두 개인의 손바닥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코치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현장에서의 코치의 역할이 줄고, 5인치 남짓 되는 스크린 안에서의 코치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축구선수라면 매일매일 ‘축구’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령 일주일에 4번의 필드훈련이 있다면, 두 번 정도는 축구 이외의 보조 훈련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필드로 간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그래 왔고 거기에 가야지만 코치가 있고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하루에 낭비하게 되는 시간은 어떻게 될까? 합숙훈련을 하는 경우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지만, 이제는 선수들의 학습권리 보장과 인권문제로 인한 합숙훈련 또한 지양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부모 또는 선수 개인이 훈련장에 가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하루 중 30분에서 길면 3시간 그 이상을 2-3 시간의 훈련 시간을 위해 쓰는 것이다. 과거에는 은행에 가야지만 돈을 인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은행거래를 핸드폰에서 가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미 일반인 혹은 직장인들을 위한 수백 개의 트레이닝 앱이 존재한다. 손가락 클릭 하나로 원하는 코치와 함께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운동 시간에 맞춰 알람 설정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엘리트 체육도 가능한 이야기 아닐까? 이미 해외에서는 준엘리트급 동호인을 위한 트레이닝 앱이 출시되고 사용자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하루에 8시간 이상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 선수들 또한 운동 이외에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다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줄어든 훈련시간 안에 어떻게 효율을 늘릴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여기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을 필요한 시간과 불필요한 시간을 분리하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훈련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장에서 해야 한 하는 훈련은 현장에서 하고, 보조 훈련은 집이나 혹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 이야기는 어쩔 수 없는 현장에 얽혀있는 수많은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생각을 제시하는 것이다. 향후 불가피하게 대체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현재의 방법을 고수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자.


두 번째 이점으로는, 검증된 코치와 훈련 프로그램의 노출이다. 스마트 폰을 통한 엘리트 스포츠 코칭이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폐쇄적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던 코칭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전통적으로 엘리트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은 한 코치에 국한된 관련 정보들을 접하며 운동했다. 물론 훌륭한 코칭능력과 인격을 가진 코치와 함께 운동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이다. 


엘리트 스포츠를 시키는 부모들은 대부분 이미 같은 운동을 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이나 주변인들에게 소개를 받거나 ‘입소문’을 통해 전문가 (코치)를 찾고 지역을 선택한다. 알음알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들은 몇 가지 위험들을 동반한다. 코치가 도덕적으로 얼마나 바른가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좋은 코치에 대한 정보를 고작 몇 명의 주변인들을 통해서만 접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폭력과 심각하게는 성폭력까지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로는 검증된 코치와 검증된 훈련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의 아들과 딸이 운동 선수라면, 코치의 훈련방식이 부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거나 지도방식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면 어떨 것 같은가? 물론 코치마다 다양한 교육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 안전하고 검증된 방식과 코치의 도덕성을 감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하서는, 부모와 특히 선수 모두 자발적 학습을 통해 스포츠 과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정보와 더불어 스포츠 과학 지식 또한 스마트 폰에서 클릭 몇 번으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의 사용의 증가가 스포츠 환경에서 일어나는 범죄나 부조리를 줄이고 올바른 훈련을 하는 것과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코치, 부모, 선수가 그동안 폐쇄적으로 공유했던 정보의 환경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에 의해 노출된 정보의 환경으로 이동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작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말이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와 같은 혁신적인 기업의 성공도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이루어졌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전통적인 호텔들을 문 닫게 하고, 우버의 성공은 전 세계 수많은 택시기사의 실직을 초래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혁신적 성공들을 국가나 사회의 힘으로 막을 수 있었을까? 전 세계의 사람들의 스마트 폰 사용을 동시에 금지시키지 않는 한, 혁신적인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서비스로 대체될 가능성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즉, 스포츠 환경에서도 어떤 혁신의 바람이 불 것이라 예상해 본다. 전통적인 코칭 방식의 변화가 축구, 야구와 같은 인기종목에서 부터 비인기 종목까지 점진적으로 자연스레 스며들 것이다. 하지만 코치의 역할이 바뀐다고 해서 코치의 존재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호텔을 없애지 않고, 우버가 택시를 없애지 않았듯이 말이다. 코치라는 직업의 존재여부에 대한 걱정보다는, 전통적으로 당연시 되는 코치-선수의 간의 역할의 변화를 생각해 볼 단계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현대 스포츠에서 건강하고 검증된 정보를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엘리트 선수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스포츠 환경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되어야 하며, 삶의 질 향상에 기여토록 이끌어 가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력일까 재능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