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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성 Jun 11. 2020

서른 하나, 해외유학

그리고 부모님 

사진 출처: https://www.alphagamma.eu


한국 나이 서른 하나, 유학을 결심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었다. 유학을 준비하다 보면 같은 목표를 가졌거나 이미 이룬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누구는 3개월 만에 원하는 점수를 받았다더라, 누구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갔다더라 등등. 유학생에게는 꿈같은 사례들을 불가피하게 접하게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위와 같은 화려한 스펙의 유학생이 아니다. 유튜브에 소개되거나 출간 서적에서 다루는 드라마틱한 유학 이야기와 같은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결심한 이야기, 부모님 도움 하나 없이 고군분투 공부한 이야기,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의지 하나만으로 이뤄낸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안타깝지만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부모의 능력을 '수저'로 빗대어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금수저와 같은 표현은 부정한 방법을 통해 새치기하는 자녀들을 일컫어 대한민국 문화 속에서 생겨난 표현인데, 아무한테도 해 끼치지 않고 살아온 중산층의 유학생들은 조금 억울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부모님이 도와줄 능력이 못돼도, 자신을 스스로 흙수저라 일컫는 것은 부모의 삶을 평가절하하는 것이며, 자신에게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를 포함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자신의 목표와 부모의 기대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 풀리지도 않는 고민들에 갇혀 지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길고 긴 외로움이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 어쩌면 유학생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부러운 이야기 일 것이다. 나도 유학을 오기 전에는 유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으니까. 남의 자식 이야기는 원래 다 부럽다. 


유학 가면 뭔가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지만, 유학은 미래를 준비하는 수만 가지 방법 중에 하나 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또 대단한 무언가를 기대했기 때문에 애초에 유학을 올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콩고물이 좀 떨어진다고 믿어야 마음이 가는 법이니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유학은 세상 어떠한 성공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 낯선 환경 속에서 참아낸 고통의 순간이 미래의 나에게 조금이나마 자양분이 되기를 마음이다. 분명한 것은, 유학생들 또한 그저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또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람답게 살고 싶어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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