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겨울

by 김민영

고단한 업무는 오늘까지도 이어졌고, 지난한 야근으로 한동안 운동을 못한 탓에 뱃살은 늘어만 갔다. 그럼에도 먹고 싶은 것은 왜 이리 많은 건지.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기에 팀원들은 하나 둘 떠날 준비를 했다. 마음이 뒤숭숭했다.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늘 찾아오곤 하는 이런 혼란이 두렵기만 하다. 그래도 어쩌나. 일단은 해봐야지. 별 수 없지. 웃을 날이 오겠지.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장표 따위를 만들며 수치를 다루며 객관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있는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문득 보게 된 유튜브 숏츠 영상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 어제보다는 나아졌겠으나, 더 따뜻해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거창한 말과 숫자보다, 더 따뜻하고 소중한 것들을 돌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그거다. 바로 그거다. 내가 하고 싶고 담고 싶은 것들이.


당신들의 다정한 마음과 말, 작은 커피 한잔과 웃으며 문을 잡아주던 사람들의 배려. 돌이켜보면 오늘을 살게 한 것들은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그 마음을 잊지 않아야지, 잊지 않고서 꼭 오래오래 남겨두어야지. 그러려면 꼭 잊지 않고 적어두어야 한다. 그리고 알려야 한다.


전쟁의 광풍과 비이성의 난동에 온 세계가 혼란 속에 빠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건 아닐까. 땅 한 뼘과 돈 몇 푼을 더 얻는 일보다, 다정한 사람과 세계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걷잡을 수 없이 달아나는 세상에 맞서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꽤나 단순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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