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겨울

by 김민영


안쓰러운 마음과 어쩔 수 없다는 냉담함이 시선을 스쳐간다. 그 마음이 고맙다가도 얄궂게 느껴져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일이 되게 하기 위해 모두들 애를 쓰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러나 조금 더 마음을 쓰게 되었을 때 더 짐을 지는 것은 나의 몫이었기에, 염려하고 신경쓰는 일은 여기까지 하는 걸로 했다.


하나 둘 팀을 떠나고 있었고, 남겨진 사람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떠나지 못한다는 것이 꼭 미련하고 멍청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놀랍도록 미련하고 놀랍도록 덜떨어진 구석이 있었으나 유달리 생각이 많은 편이기도 했다. 생각이 많아 결심도 늦고 끝내 해내지 못한 것도 많았으나 결국은 해나간 이 길을 믿어보기로 한다.


여전히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부와 명예를 얻는다기 보다 이런 저런 것들로 여운을 줄 수 있는 사람. 멋진 글과 생각과 통찰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리 되기가 어렵다면, 하루의 순간마다 좋은 기억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 한마디도, 행동 하나도 다정하게, 그리고 웃음을 줄 수 있다면,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만 있다면, 매 작은 순간순간마다 그리되기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달그락달그락, 유난히 설거지 소리가 거슬리는 밤, 한참 지치고 고단해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예민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까. 조금만 피곤하면 살살 부어오르는 목끝이 말문을 턱 막히게 한다. 삶은 늘 고단함을 주고 끝내 지치게 만드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노력해야지. 좋은 향을 남기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세상의 온기를 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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