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나비 축제 축산 행사의 아이러니
함평군에 따르면, 제25회 나비대축제 기간에 지역 축산단체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는 ‘귀염뽀짝 아기동물과 친구되기’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송아지들을 데려와 가둬둔 뒤, 관람객들이 간식을 줄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함평천지한우 셀프식당·판매장’이 운영된다. 또한 지역 축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촉진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함평천지한우(5일), 한돈(6일), 오리 훈제(7일) 시식 행사도 예정돼 있다. 김환동 함평군 축산과장은 "관람객을 위해 지역 축산단체와 의기투합해 다양한 축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꽃과 나비를 관람하고 질 좋은 우리 고기도 마음껏 맛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눈앞에서 송아지를 보게 하고, 소를 먹게 하는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이 축제에 온 사람들은 어떤 것을 느끼게 될까? 어쩌면 이 행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소고기와 소’ 사이에 끊어진 연결 관계를 찾아낼 수도 있다. 혹은 지금 먹고 있는 소고기가 눈앞에 있는 송아지의 가족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못 한 채, ‘소고기와 소’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수많은 것들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 연결을 끊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축산업 관계자들이 소고기를 먹는 장소에 송아지를 데려온 것이라고 본다. 이 끊어진 연결성 속에서 누군가는 눈을 뜨길 바란다.
함평 나비축제에서 볼 수 있는 송아지는,
함평 나비축제에서 먹을 수 있는 소의 가족이다.
글쓴이: 누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고 생명과학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시민단체 직원으로 2년의 시간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방랑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