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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Sep 01. 2023

동물을 사랑한다면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

- 영화 '해치지 않아'의 수의사 한소원이 놓치고 있었던 부분.

부산의 부경동물원이 제정악화로 제대로 운영을 못 하고 동물을 방치하고 있어 많은 시민에게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김해시 주촌면에 있는 부경동물원은 2013년 문을 열었으나 2020∼2022년 사이 코로나19로 입장객이 급감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동물원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동물을 돌보았는지 알 수 없으나 운영악화 뒤 부경동물원에 있던 노령의 수사자가 좁은 시멘트 바닥에서 뼈가 들어날 정도로 말라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해당 수사자가 청주의 동물원으로 이감되고 난 후 그 자리는 실외방사자에서 생활하던 그 사자의 딸격인 암사자를 들여놓아 또다시 여론에 오르내렸다. 부경동물원 대표는 동물원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인식까지 나빠져 8월 12일부터 동물원을 공개하는 것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김해시에 전달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경향신문, 2023년 8월 11일, 해당기사) 기사를 살펴보면 청주동물원으로 이감된 숫사자를 제외하고 사자와 호랑이 등 56마리의 동물이 아직 부경동물원 내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궁금한 점은 '동물원이 동물 공개를 중단하면 남아있는 동물의 안위와 거취는 누가 어떻게 살펴볼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었다.



여론에 오르내린 것은 부경동물원 하나만은 아니었다. 2023년 8월 11일에는 대구의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살던 침팬지 2마리가 동물원을 탈출하였다. 자유를 찾아 사육장을 나온 루디와 알렉스라는 이름의 침팬지 중 루디는 스스로 다시 사육장 안으로 들어갔지만 알렉스는 마취총에 맞은 뒤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사로 사망하였다.(동아일보, 2023년 8월 11일, 해당기사)


동물이 동물원 탈출을 시도하거나 동물원에서 동물의 사육 환경이 동물학대적 상황에 놓여진 것은 어제오늘일은 아니다. 2005년에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코끼리 6마리가 공연을 하다 탈출을 시도했고, 2023년 3월에는 어린이대공원에서 살던 얼룩말 세로가 탈출을 했었다. 2023년 8월 6일에는 서울대공원 전시장에 있던 호랑이 수호가 폐사한 사건이 있었으며 2016년에는 전주동물원에 살던 기린이 앞다리 무릎 관절염에 의한 폐혈증으로 사망했다.



2020년 개봉한 영화 '해치지 않아'는 인간위주로 돌아가는 동물원의 민낯을 보여준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운영악화로 망한 동물원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강제로 동물원장이 된 수습변호사 강태수의 시선을 따라간다. 돈이 없으니 비인간동물을 돌볼 수 없고 빚을 갚기 위해 그나마 돈이 되고 인기가 많은 비인간동물은 팔린 동물원. 남아 있는 비인간동물은 딱히 인간동물의 관심을 끌지 못 하는 미어캣이나 몇몇 조류, 그리고 동물원에 오래 갇혀 있어 정형행동을 하는 북극곰 까만콩 뿐이다. 수습변호사 강태수는 어떻게든 동물원을 살려보겠다고 비인간동물을 탈로 만들어 직원에서 들어가 동물처럼 행동하라고 주문한다. 인간동물이 비인간 동물의 탈을 쓰고 실외 방사장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내가 봤던 모습은 '이기적은 인간동물의 모습'이었다. 인간동물인 동물원 직원은 동물탈을 쓰고 있으니 덥다고 힘들어하지만 실제로 폭염 속에서 그늘하나 없이 생활하는 비인간동물의 상황을 생각하지 못했고, 관람객이 비인간동물을 향해 콜라나 쓰레기를 던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없이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단순히 방사장에 쓰레기를 던지는 것도 문제지만 잘못하여 비인간동물이 인간동물의 음식을 먹고 아프거나 화가 난 비인간 동물이 인간동물을 공격할 것이란 것은 생각하지 못 한 걸까?


애버랜드 통키


동물을 좋아하고 북극곰 까만콩 때문에 동물원 수의사가 되었다는 한소원은 업무시간이 끝난 후에도 동물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한 잔업을 한다. 수의사 한소원은 동물원에 갇혀있는 것이 동물에게 절대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말을 하면서 동물원 야외 방사장의 시멘트 바닥을 자연환경처럼 흙으로 교체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북극곰 까만콩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 수의사가 되었다고 하면서 까만콩 정신병의 징후인 정형행동을 할 때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야생으로 동물을 돌려보내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면서 동물을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소원 같은 사람이 제일 무책임하다. 우리는 모두 동물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고, 인간동물이 비인간동물을 괴롭히면 안된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인간동물로서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다.


동물원에 비인간동물이 제대로 먹지 못한 채로 갇혀있을 때, 인간동물이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물과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동물원에서 자유를 찾아 탈출한 비인간동물에게 감정이입을 한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세상에서 동물원이 없어질 수 있도록, 동물원을 찾지 않고 자연환경으로 동물이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다. 영화 '해치지 않아'는 기존의 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만드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그것은 비인간동물을 위한 결말이 아니다. 비인간동물을 위해서라면 자연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원래의 자연 환경에서 비인간동물이 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비인간동물을 가까이서 보는 것이 자라나는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인간동물을 감수성 발달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어떤 인간동물은 말할 것이다. 놀랍게도 굳이 비인간동물을 가두어두지 않더라도 인간동물이 비인간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술은 이미 발명되었다. 명품기업으로 유명한 LVMH는 Wild Immersion이라는 새로운 가상현실 동물원을 만들었다. 가상현실로 야생 보호구역을 만들어 굳이 인간동물이 비인간동물을  가두지 않은 상태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해당 내용) 인간동물이 비인간동물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 동물원과 수족관이라는 갇힌 공간을 버리고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미래와 손을 잡아야 할 때이다.




글쓴이: 나윤

동물이 좋아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동물이 좋아 비건이 된 사람. 동물 중에서는 대동물을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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