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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Apr 13. 2022

장애를 가진 앵무새의 도구사용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는 세상

동물과 인간은 어떻게 구별될까? 과거 몇몇 과학자들은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수많은 동물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단지 도구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다. 윗부리가 없는 자신을 치장하기 위해 독창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앵무새도 있다. 바로 뉴질랜드 Kea 앵무새 Bruce다.


새의 부리는 먹이를 먹을 때만 사용하는 기관이 아니다. 체내의 온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물이나 기생충이 체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Kea 앵무새의 경우에는 부리를 뽐내며 짝을 찾기도 한다.  Bruce는 자신을 치장(preen)하기 위해서 작은 돌과 같은 물건을 혀와 아래 부리 사이에 두었다. 다른 Kea 앵무새들은 자신을 치장하기 위해서 돌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윗부리가 없는 Bruce 스스로 찾아낸 치장 방법이다.


bruce가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


장애에 대응하여 혁신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통해, 지능적 유연성을 보여준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때 적응하고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다.
- 동물 인지 연구자 Amalia Basto -



bruce가 선택한 돌

창의력은 인간만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우리 모두 창의력을 발휘한다. 중요한 것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지지다. 아마도 돌로 치장한 Bruce를 본 다른 앵무새들이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돌로 자신을 치장한 것 아닐까? 우리 사회는 Kea 앵무새 사회만큼 열려있을까? 창의력을 발휘하는 모든 존재들이 비웃음당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어떤 결과물이든 그 창의력을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 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 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작년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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