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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Apr 21. 2022

실험실 밖을 나와

감춰진 공간들

우리가 먹는 약, 우리가 맞는 백신, 우리가 받았던 치료들 모두 ‘동물실험’의 결과물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안전성을 테스트한다는 명목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명목으로 동물실험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동물실험의 결과가 인간 임상실험에 나타날 확률은 약 8%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나 효과적이지 않은 동물실험을 고집하는 이유는, 동물실험이 없는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체계를 바꿔야 하는 귀찮은 작업을 해야지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동물실험이 사라지지 않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공간에서 시스템의 보호를 받으며 실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장애인 시설, 외국인 ‘보호소’, 공장식 축산, 도축장처럼 ‘동물실험을 하는 공간’도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일상을 살아가며 마주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살아남은 존재들은 우리 앞으로 다가온다. 실험동물로 태어났지만 실험실 밖으로 나와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영상 | 실험실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실험견 비글 29마리


기사 | 20년간 동물실험에 쓰인 쥐들 입양 보낸 美 대학교수의 사연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시설 밖으로 나온 존재들의 목소리다. 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세상이 감춰 놓은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진실에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창의력과 용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잘 포장되어 있는 이 세상의 포장지를 찢어야 한다. 포장지 없는, 감춰진 시설이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 어떨까?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 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 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작년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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