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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스 Jun 20. 2022

기후 위기와 인간, 동물

미래에 대하여

우리가 기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현생(?)을 살기 바쁘기 때문에 기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만도 벅차다. 극심한 가뭄이 5월에 찾아왔다. 농사를 짓다 보니 날씨를 계속 알아차리게 된다. 겨울에도 흐르던 계곡물이 말라버렸다. 잠깐 비가 오면 너무나 감사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5월에 가뭄이 심각했다는 것을 처음 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도시에 살면 이 가뭄을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5월 24일 캡처


아마도 사람들은 어떤 ‘개발’을 해야 농산물 가격이 안정화될지에 더 관심이 많나 보다. 아니면 주택가뭄에 대한 논의가 더 심각한 주제로 다가갈 수도 있다. 올해에도 열돔 현상으로 우리나라는 뜨거운 여름을 날 거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매년 지속되는 경고에 우리는 무감각해졌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말처럼 인간들은 살아남을 수도 있다. 자연이 길러낸 채소가 아니라 공장이 길러낸 채소를 먹으며 우리가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 세상은 우리가 꼭 일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야외에서 식물을 길러 먹을 수 없게 되면 거대 자본을 가진 사람들만 농사의 특권을 쥐게 된다. 우리는 철저히 소비자가 되어 돈을 벌어야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원래 음식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햇빛과 구름, 바람이 준 선물이 채소들이기에 누구나 자연으로부터 그 선물들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마트에서나 음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이 선물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공장식 식물만을 먹게 되면 우리는 더욱더 자연과 멀어지고 스스로 음식을 자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기후 위기는 거대 자본에 의해서 더욱 심각해졌다. 그런데도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 거대 자본은 더욱이 배를 불릴 것이다. 결국 약자들만 더 고통받는 세상이 된다. 약자 중 약자는 아마도 동물일 것이다. 자연에서 동물들은 더 이상 살아가기 힘들어질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 기후 위기로 동물들이 죽어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다.


함께 살아가는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을까? 지금 당장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도 지구는 몇백 년간 계속 뜨거워질 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 몇백 년 동안 우리가 서로를 돌보면, 지구가 본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생태계가 회복될 수 있는 마지노선의 시기에 우리는 살아간다. 만약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지면, 튼튼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까지 상상하지도 못할 시간이 걸릴 것이다. 몇억 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이 생태계가 유지되길 바란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초록 숲을 누비고 싶다. 숲에서 작은 동물, 큰 동물을 만나고 싶다. 푸른 바다에서 돌고래와 거북이를 보며 수영하고 싶다. 자연에서 나는 식물을 감사히 뜯어 먹고 싶다. 이 아름다움을 모두가 느끼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글쓴이: 이권우

2012년부터 동물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보았고, 동물과 관련된 행사를 여러 차례 기획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 동물권 단체 직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호주에 가서 초원 위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작년 1월 말 한국에 귀국하여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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