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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a Park Oct 23. 2018

날 인정해 주지 않는 건 불공정해서??

역설의 미학

벌써 가을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고, 또 한 두 달 있으면 성과평가의 시즌이 돌아온다.

회사마다 평가기간과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연말까지의 성과를 그다음 해 초에 평가하고 등급을 매긴다.


많은 직장인이 회사 생활에 스트레스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가 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거다.

즉, 나는 열심히 몸 바쳐 일했고 그리고 능력도 되는데, 날 이렇게 평가절하하는 건 나의 탓이 아니라 나의 상사의 편향된 기준 때문이거나, 아니면 일이 아니라 친한 사람 위주로 평가를 잘 주기 때문이란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사람은 인지적 편향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 공정한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친한 팀원에게 평가를 잘 주는 이유는, "친해서"가 아니라 친밀도가 높은 만큼 그 사람의 업적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때문이 아닐까.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고 몇 년 동안 상사를 비롯해 주변인에게 말하는 분이 있다. 

.

.

.

몇 년 동안...

.

.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첫 번째 이상한 점은 몇 년 동안 본인이 불공정한 평가를 받았다고, 상사를 포함해 주변인에게 대 놓고 말하는 데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니...

두 번째는 그렇게 불공정한 취급을 받았다고 하는 데도 계속 회사를 다니다니...




조직에서 일이라는 게 사실 내 능력과 관계없이 처음에는 해야 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다 차츰 내가 능력을 쌓아 나가고 또 빈자리가 생기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그 기회도 내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만 잡을 수 있다.


모든 상황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경력과 직급, 경험이 늘어날수록 기회가 어쨌든 한 번 정도는 주어진다. 한데, 주어진 기회를 잘 못 잡으면 그 사람한테는 다른 일도 맡기기가 힘들어진다. 


몇 년이 지나서도 내가 계속 그다지 중요한 일을 맡을 기회가 없다거나 같은 일을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해서 한다면, 그것도 결국 내 실력이란 뜻이다.


그리고 내가 주구장창 기회를 못 받아서, 나는 열심히 했는데 주변에서 알아주지 않는다고 몇 년간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변하는 상황이 없다면....


사실상 그 조직에서 나의 평가는 절하된 게 아니라, 그 회사의 기준에는 내가 일을 못하는 거다.


방법은 두 가지다.

1) 나를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내가 능력이 부족한 거니 회사의 기준에 맞춰서 능력을 쌓자.

2) 내가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자.


사람이니까 살기 위해 남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능력과 평가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연말이고 찬 바람도 불어오니 나를 좀 더 냉정히 바라보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자.


자, 다시 한번 뛰어볼 텐가? 떠날 텐가?

아니면 내년 이맘 때도 똑같이 불평만 하고 있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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