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형성] 자기 삶을 살아낼 용기ㅣ후편

왜 용기는 쉽게 생기지 않는가

by 파도


왜 그녀는

자기 삶을 살아낼 용기를 쉽게 내지 못했을까


그녀에게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에게는

용기를 써도 괜찮다고 느껴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


삶을 정면으로 산다는 것은

선택하고, 책임지고, 때로는 실패하는 일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는

“그래도 나는 버려지지 않는다”는

내적인 안전감이 필요하다.


그녀의 마음 안에는

그 감각이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


어릴 적부터 그녀는 배웠다.

자신의 욕구보다

타인의 기대를 먼저 읽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조용히 맞추고,

필요한 역할을 해내고,

갈등을 만들지 않으면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녀는 그렇게

관계 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혔다.


하지만 그 방식에는

보이지 않는 대가가 있었다.


자기 삶을 선택할수록

누군가를 실망시킬 것 같은 두려움.

자기 욕망을 말할수록

관계가 무너질 것 같은 불안.


그래서 그녀는

삶의 중심에 서기보다

항상 한 발 옆에 서는 자리를 택했다.


그 자리에서는

유능할 수 있었고,

헌신적일 수 있었고,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녀가 타인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처럼 살아왔던 이유는

그 길이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그 길에서는 실패해도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도와주다 보니”라는 변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자기 삶을 산다는 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은

정서적 안전의 문제다.


선택이 틀려도,

한계가 드러나도,

그래도 나는 나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감각.


그 감각이 충분히 자라지 못한 사람은

자기 삶을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이 감당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용기가 없어서 멈춘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혼자서 버텨왔기 때문에

쉽게 나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갑자기 용감해지는 일이 아니다.


아주 천천히,

자기 선택을 해도

무너지지 않는 경험을

삶 안에 하나씩 쌓아가는 일이다.


그렇게 그녀는 언젠가

타인의 삶을 돕는 자리에서 내려와

자기 삶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자신에게 없었던 것은

능력도, 가능성도 아닌

충분히 안전한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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