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들보
전통시장
우리 동네를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전통 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살았기에 모든 동네에 이런 시장 하나쯤은 다 있는 것인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주부가 되면서 이곳이 자랑스러워졌다. (실제로 이 동네 사람들 시장 부심이 엄청나심.)
6월 말부터 6주간 매주 목요일은 어린이 그림책 만들기 수업이 있다. 장마가 끝났는지 무지하게 더웠다. 아이를 도서관에 데려다주는데, 그날은 시장을 통과해서 가기로 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시장 안을 반쯤 걸었을 때, 우리가 지나온 초입에서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행사를 하나 싶었다. 시장에선 특별 할인이나 판매를 위해 외치는 소리가 자주 들리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뭔가 점점 이상하다. 고함을 지르고 반말과 욕직전의 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처음엔 놀라서 무슨 일인가 뒤돌아 보았는데, 아이와 함께였기에 나는 다시 아이 손을 잡고 빠르게 가던 길을 갔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싸우는 걸 보거나 그 소리를 들으면 나는 갑자기 공포감이 커진다. 기분이 안 좋았다.
“어휴 저 아저씨는 또 싸우네. 왜 저렇게 자주 싸워. “
내 상태가 좋지 않고 아이가 무서워할까 봐 한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욕하는 말이 나와버렸다. 그렇게 말하는데 동시에 내 마음속에는 저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 똑같아. 너도 맨날 화내잖아.’
이것은 진정 거울치료인가.
“Why do you look at the speck of sawdust in your brother’s eye and pay no attention to the plank in your own eye?”
Matthew 7:3 NIV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 마태복음 7:3
역시 말씀은 틀린 게 하나 없다.
결론적으로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너나 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