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서 필드로

13. 새로운 직업

by Alice Min

‘내가 사람 볼 줄 아는데, 우리 선생님은 면접 때부터 느낌이 좋아.’


살던 곳에서 15분만 걸으면 도착하는 정형외과 외래 간호조무사로 다시 자리를 잡았다.

처음으로 원무과가 아닌 간호조무사로 직업을 바꿨다.

안 해 본 일이지만 지금 경력을 쌓아놔야 나중에 이직도 수월할 것 같아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래도 전 근무지가 정형외과 원무과에서 근무했으니 일은 얼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면접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는 늘 면접 운이 좋다.

아마 평생 들을 덕담을 면접에서 듣는 것 같다.

이번에도 나는 원장에게 느낌이 좋다며, 어쩌면 뻔할 입에 발린 소리를 듣고도 좋아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 라고 합격 후기를 부모님께 자랑스레 얘기했다.

그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었던 좋은 소리였다.

공고가 자주 나는 병원은 의심을 해야 한다.

그렇게 만 스물 다섯 생일을 이틀 앞둔 스물 여섯의 원무과 직원은

이제 외래 간호조무사가 되었다.



원무과 직원으로서 행정 일만 해 오던 사람이

이제는 필드로 뛰어 들어 직접 환자를 챙겨야 한다.

수업 때 실습으로만 잡아봤던 주사를 이제는 직접 놓아야 한다.

행위료 체크만 했던 사람이 이제는 그 주사 준비를 직접 하고 깁스 등을 도맡아 해 줘야 했다.

내 손에 환자의 주사 처방이 달려 있다 생각하니 잡고 있는 주사가 무서웠고 깁스를 해 주는 행위 자체가 무서워졌다.


이럴 줄 모르고 정형외과로 지원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