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초콜릿

6. 비겁한 구직 활동

by Alice Min

‘교수님. 저 다른 직장도 알아봐 주세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학과 교수님 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얼굴에 철판을 깔고 다른 직장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는 게

내가 했던 유일한, 그리고 비굴한 구직 활동이었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들어간 곳이라면 더 잘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소위 말해 뒷배경이 되어 주셨으면 하는 못된 마음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그렇게 교수님은 다시 일자리 한 곳을 알려 주셨고 그곳은 병원이 아닌 병원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회사였다.


내가 할 일은 이랬다.


병원에서는 의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그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다던지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활용하는 지 모를 때

프로그램 회사에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한다.

나 역시 몇 번 전화를 걸어 문의했고 그랬기에 어떤 직무인 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비록 내가 사용하던 프로그램은 아니고 생판 다른 프로그램을 관리해야 했지만

모든 일이 내가 하던 방식은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호기롭게 도전했다.

그리고 그 직장에는 같은 학과 선배 두 명이 있다고 했다.

내가 그토록 바랬던 뒷배인 하늘 같은 선배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교수님께 제안을 받고 하루 고민한 뒤 나는 지체 없이 전화를 드렸다.

그 일을 하겠노라고. 해 보고 싶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