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홍콩에서의 시간은 꿈과 같았다.
소중한 것은 잃어봐야 그 가치를 알게된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대학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시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물론 돈도 없었지만 돈은 앞으로 벌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않은가.
내가 가진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 확실하기때문에
직장 입사 후, 휴가를 내는 방법으로
시간을 만들어 떠나기 시작했다.
내 인생에 첫 번째 해외여행지는 홍콩이었다.
4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와 함께 떠났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느껴본적이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가본적이 없는 곳에 대한 두려움과
어떻게 계획해야할지 모르겠는 막연함이 처음으로 느껴졌지만
곧이어 모험을 떠나는 듯한 설레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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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홍콩은 고온다습 그 자체였다.
사우나를 하는 것 처럼 땀이 비오듯이 흐르고
불쾌지수가 높아졌다.
낯선 도시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는 힘들었다.
길을 잃어 시간을 낭비했고,
입맛이 맞지않아 어렵게 찾아간 식당에서 음식을 거의 남겼다.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선착장에서 배를 놓치기도 했다.
사소한 일로 감정이 쌓였고
여행의 마지막 날,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이러지 말자며 그를 회유했지만
결국 날카로운 말을 내뱉아 버렸고
그는 나를 두고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아름다운 풍경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을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즐거워야할 여행이 끔찍해졌다.
가진돈을 반으로 나눴고
각자의 일정을 보낸 후 공항에서 만나자고 해버렸다.
후회할걸 알았지만 쏟아지는 악감정을 막고싶지 않았다.
다시 공항에서 만난 우리는
어색한 분위기에서 옆자리에 앉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4년의 시간을 정리하고 이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