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가족들과 함께 떠난 제주의 추억.. 우리는 가족.
아빠와 엄마, 여동생은 나에게 특별한 세 사람이다.
우리는 몇 십년을 함께 살았고, 서로에게 당연하며 든든하고 끈끈하다.
가난했지만 혈기왕성했던 부모님은 손에서 일을 놓지 않으셨고
그 결과.. 나름대로는 가난을 극복했고 동생과 나는 잘 자라서 사회의 일원이 되었지만
시간의 흐름은 부부를 중년에서 이제 노년기로 접어들게 했다.
현재가 행복하므로 과거로 돌아가고싶은 생각은 별로 없지만
그럴 기회가 있다면 젊었던 부모님의 모습을 한번 더 보고싶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던 아빠의 어깨는 작아졌으며 예뻤던 엄마는 이제 흰머리에 점령당했다.
나와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 각자의 살림을 하게되고
예전처럼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두분은 많이 적적해하셨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너무 바쁘셨기에 동생과 나는 항상 부모님이 퇴근 후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그 입장이 바뀌어버렸다. '언제 오니..' 엄마와 아빠는 이제 우리를 기다리신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지나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제주로 떠났다.
어른이 되고나서야 느끼게 된 것은
우리 부모님께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했다는 사실이다.
엄마의 나이 스물다섯, 아빠의 나이 스물아홉에 가정을 꾸리셨고 내가 태어났다.
3년 후 동생까지 태어나면서 4인 가정이 되었다.
서른 다섯,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나이의 부모님은 어떻게 그 책임감을 지고 사셨을까.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상상하게 되고 이런 생각은
부모님의 청춘이 그 빛을 보지 못한 것 같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의 감정으로 귀결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넷은 걷고 또 걸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고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잘 남겨놓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이 여행에서 중요한건 그냥 우리가 함께했다는 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