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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만앨리스 Dec 14. 2024

마음수필

<늦은 사과>


나는 현재의 나로서는 실수했을 때 바로 사과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어렸을 때는 다소 반항적인 아이였다. 주위에 나를 신경 쓰는 사람이 없던 때라 가족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일부러 사고를 치곤 했다.

많은 사고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사과하고 싶은 친구가 한 명 있다. 어린 시절, 성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여러 유치원을 다녔다. 마지막 유치원에서는 큰 실수를 저지르자, 할머니께서 초등학교에 일찍 입학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당시에는 이런 일이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다.

마지막 유치원에서 나는 친구의 소중한 작은 머리핀을 부셨다. 원래 남의 물건을 부수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날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런 일을 했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매일 유치원에 오는 그 친구가 부러웠고, 그래서 그 머리핀을 부수고 싶었던 것 같다. 친구가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내가 행복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부터 나는 유치원에 가지 않았으며, 그 친구에게 사과할 기회는 영원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 친구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로 인해 느꼈던 죄책감은 평생 나를 괴롭혔다.

아마도 그 친구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미안해, 친구야. 그때 나는 행복하지 않았고, 너의 행복한 모습이 나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너를 울게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늦은 사과가 내 마음을 계속 괴롭히고 있다."

우리는 늘 미래에 언제든 사과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기회가 언제 올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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