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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즈 Jan 14. 2019

기꺼이 추천할만한 1월 2주차 영화 목록

사실은 그냥 내가 본 영화인데 다 좋았다

2주 사이에 영화관에서 살았다.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소리다)
물론 이후에 자세하게 곱씹어보고 싶은 영화들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마음 먹으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관계로... 일단 떠오르는 데로 가볍게 리뷰를 남겨보았다. (까먹을까봐 미리 쓰는 글이다)

# 스포일러 없음 (아마도?)

 
1. 레토 (3.8/5)

- 예술가의 탄생을 그리는 영화이지만 그 예술가 그자체로의 헌정 영화라기보다는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한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더 정확하게 맞는 영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들이 지내고 있는 사회(러시아)의 인위적이고 어색한 모습을 흑백 화면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그 속에서 그들이 드러내고 싶어 했던 예술적 감수성을 말 그대로 재기발랄하게 표현해낸 영화. (개인적으로 이기 팝의 Passengers가 나올 때 그 표현력은 개구지면서도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셸 공드리 감독이 떠오르기도) 물론 취향에 따라서는 영화의 흐름을 쫓아가는게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비긴 어게인과는 다른 맛의 음악영화를 원한다면 추천.

 
2. 주먹왕 랄프2 (4.0/5)

- 지극히 랄프의 외양 모습이 내 취향이 아니어서(....) 안보고 있던 시리즈.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을 뛰어 넘는스토리와 설정 때문에 “오호 디즈니가?” 이런 느낌으로 보았던 애니메이션. [인터넷세상으로] 라는 부제(솔직히 진짜 애들이 보는 유치한 영화 제목처럼 지어놓은거 같다...ㅠ)가 무색하지 않게 아주 훌륭하게 설정을 만들어내었으면서도 캐릭터 각각의 스토리를 어른들마저도 이입할 수 밖에 없도록 잘 구성해냈다. 심지어 디즈니 스스로가 셀프디스를 서슴치 않으니 디즈니를 보고 자란 우리들로서는 디즈니 스스로의 풍자에 웃어넘어갈 수밖에. (그렇다고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망할 한국 배급사가 이것만 강조해서 이게 이 영화의 전부인줄 아는데 실제로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3. 미스터 스마일 (3.7/5)

- 여태까지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 유일하게 나를 잠들게 만들었던 영화. 그렇다고 영화가 별로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피곤한 와중에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포레스트의 웃음 한번이면 미묘하게 그의 행동을 납득하게 되는 마력이 있는 캐릭터이다. 품위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대단한 일들을 저지르는 그의 모습은 이미 시작부터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 아무렇지도 않게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연출과 스토리는 그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하는 영화. (개인적으로는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한국식 제목보다는 원제인 The old man & the gun 훨씬 영화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4. 쿠르스크 (4.1/5)

- 조만간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를 꼭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든 영화. 우리나라 배급사가 아무리 봐도 홍보를 정말 완전히 잘못하고 있는 영화.(콜린퍼스 생각하고 보러가지 마세요. 콜린퍼스는 영화 속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러시아 공산주의 체계의 붕괴 시작점 뿐만 아니라 권력이 무너지는 그 시작점에 대해서도 짚어내고 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각도의 시선과 상황을 아주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동시에 실화 배경이라는 점에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 부담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덜어주는 영화.(물론 거기서 오는 아이러니 때문에 감정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바도 분명 있다) 개인적으로 군인이 배경이 되는 영화나 연평해전 같은 영화를 아주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 동안 그 상황 속에 몰입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빠르게 볼 수 있는 뻔한 사망플래그조차 뻔하지 않게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안할 수 없었기에 강추하는 영화.


5. 그린북 (4.1/5)

- 모두가 칭찬하는 것에 완전히 동감하는 영화. 그러면서도 별점은 삐딱하게 주고 싶은데 그러기에 따져보면 너무 잘 만든 영화. 별점을 삐딱하게 주고 싶은 부분은 소재. 인종차별주의자가 진정한 우정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이미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 모두가 알 수 밖에 없는 주제의식.(포스터만 봐도 모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소재가 별로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그냥 계몽주의적인 느낌이 싫은 것일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을 높이 줄 수밖에 없는 부분은 캐릭터들의 성격. 우리의 편견을 비꼬는 상반된 성격은 각자의 집을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내준다.(아주 아이러니한 재미있는 모습) 동시에 고집불통의 두 남자가 미묘하게 닮아가는 과정은 어쩔 수 없이 보는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밖에 없다. 영화가 끝났을 때 우리도 하나의 여정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느낌을 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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