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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웹툰 우표 - 우표수집

열정이 이기적 행동으로 변하는건 한 순간이다.

by Alienwitch
이제는 매일 6백만 명 이상이 웹툰을 보고, 하루에 연재되는 웹툰은 100편이 훌쩍 넘어간다. 다른 매체로 확장되는 웹툰도 많아졌다.

이번에 웹툰을 사용한 우표가 발행된 것도 지금 웹툰의 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대중의 가장 친숙한 문화예술이자 오락으로서 웹툰은 존재한다. 우표의 이미지로 선정된 4편의 만화는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주호민의 <신과 함께>, 윤태호의 <미생>, 조석의 <마음의 소리>다.

출처: 우표-우표취미생활인의 교양지 2017년 2월호
글쓴이: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 에이코믹스 편집장


여느 때 처럼 독일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부치려고 우체국에 갔다. 하지만 오늘은 좀더 특별한 날이다. 웹툰우표가 발행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초일봉투를 만들겸 항공우편봉투에 기념소인도 찍을 겸 아침부터 우체국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테이프 디스펜서 뒤에 대기중인 웹툰기념우표

이건 이틀전날 엽서를 보내려고 잠깐 방문했을 때 찍은 거다. 벌써 쌓아놓고 대기중이다.

(So my mouth waters to be fed.)


부치기 전날 쓴 편지. 키켓과 스케치도 곁들였다.

우체국 문이 열리고 번호표를 뽑았지만 의미없었다. 아직 번호를 전광판에 활성화 시키지 않은것 같고 이미 우표 창구에 손님이 한 두사람 있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앞사람 업무끝나길 기다리는데, 앞서온 손님의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서 창구앞으로 가 말을 몇마디 주고 받는다. 전문 우표상인듯 보이고 서로 친분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이상했다. 분명 앞에서 우표구입을 하고 용무를 마친듯 보이지만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직원분도 좀 난처했는지 나에게 손짓을 하며 뭐하러 왔는지 묻는다. 물론 우표사러왔지..편지도 부치고.

본인들끼리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 한테 불편을 주면 어쩌란 말인가.

내가 널 얻으려고 그런 불쾌감을 꾹 참아 냈다..


차례가 왔지만 계속되는 방해


내 차례가 왔다. 내가 주변에서 서성거리니까 날 의식하고 자리를 내준거다. 이거야 원.. 참.

가까스로(?) 우표를 사고 편지를 부치려는데 옆에 있던 손님들은 뒤로 물러서서 자리를 내주기는 커녕 내 일행처럼 양옆으로 기대서 두런 두런 직원한테 몇 마디 말도 걸고 옆에서 우표한번 봐도 되냐고 직원에거 묻기도 한다. 휴.. 매너가 없는 건지 우표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건 이해하는데 다른 고객에게 불편을 주는건 너무 무례한 행동이다.


쫒기듯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돈을 내고... 앞의 담당 직원도 헷갈리고 혼란스러운지 우표 장수를 혼동하고 카드결재도 할부와 일시불을 헷갈려 한다. 그도그럴것이 내가 우표주문하고 주소쓰는 사이에 그 잠깐도 못 참고 또 한사람이 옆에서 카드 들이밀면서 우표 몇십장 달라고 하고 결재해달라고 했으니.. ('불편러'가 총 세 명이 되었다)점점더 불쾌해져서 화가 났다. 그래도 꾹 참고 봉투를 커내 소인을 찍으려고 하는데 머리속은 이미 혼란스럽고 이젠 주위사람들 요청에 분주한 담당 직원의 주의를 끄려고 안절부절했다.

친구에게 쓴 항공우편 봉투에 소인을 찍어달란말도 못하고 말이다. 원래 항공우편에는 찍지 않는데 외국사는 친구 눈요기나 하라고 내가 찍고 싶어서 찍을 생각이었다.


편지붙이기 시작한 이래로 최악의 날이다. 하도 참다가 주변에 사람들 자리비운 틈을 타 직원분한테 원래 기념우표 나오는 날은 이러냐고 물었다. 두세 사람 뿐인데도질서도 없고 돗데기 시장같고.

봉투에 찍어서 보내고 싶었던 소인
누구때문에 업무가 지체됬는데!


주위에서는 일이 더딘걸 보고 나보고 자리를 옮겨서 소인을 찍으란다. 그것도 한 사람도 아니고 저마다 거들면서 한 마디씩. 우표상이라고 그냥 취미로 사는 사람을 이런식으로 취급해도 되나?

내가 전부 사재기 하는 것도 아닌데 완전 황당했다. 물론 소인 찍을때 옆에서 거들어 준건 고맙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불쾌한 건 어쩔수 없었다.

순차적으로 한 사람씩 업무를 봤으면 내 용무도 10분도 안되서 끝났을 것이다.

클레임을 걸어도 담당 직원분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홈페이지에 게재는 안 했다. 나름 작년 5, 6월 쯤 부터 우표도 사고 좀 친해졌다고 생각했으니까. 이젠 독일로 으레 보내는 줄 아신다.

결국 소인을 못 찍었다.


친구에게 편지 보낼때마다 우표 붙이고 사진을 찍는데 그 마저 못할뻔 했다. 옆에 창구 여직원 한테 우표붙힌 봉투를 건네받고 사진찍고 다시 반납했다. 정말 열불이 치솟는다. 친구가 편지를 무사히 받는다면 기분이 풀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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