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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enwitch Jan 25. 2018

상상 기록 - 상황 설정

지구보다 문명이 발달한 행성이 지구를 정복한다면

몇십 년 후의 미래, 두 외계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둘은 약 8~9피트 정도 되고 머리에는 더듬이가 달려있다.

그 곁에는 두 외계인에 비해 덩치가 왜소한 6피트 3인치 정도 되는 겁에 질린 지구인이 있다.

한 외계인은 지구에 오래 체류 중이며, 나머지 하나는 잠깐 방문한 상황이다.


한 외계인이 말한다.

"자, 어떤가? 이 정도면 괜찮은 반려 생명이지?"

"흠, 글쎄... 오래 살려나?"

"한 30년은 더 살 수 있을 거야. 좀 행동은 느려질 테지만."

"말은 잘 알아듣나? 꼭 '지구어'로 해야 하는 거야?

(지구인을 보며) 이봐! 내 말을 알아듣겠어? 응? 텔레파시는 못하는 거지?(울먹이는 지구인)"

"자, 자. 더듬이가 없으니 텔레파시는 힘들다고. 그냥 청각 신호나 시각 신호로 자극을 줘야 해."

"뭐 그따위가 있어! 텔레파시는 300년 전 정복한 REM-VN 행성인 들도 하는데!"

"그야 그렇지. 하지만 그런대로 순하다고. 수명도 적당하고. 너무 길어도 반려 생명으로 적절치 않아."

"뭐 특별한 건 없나? 볼거리라든지."

"일단 어린 생명체는 털 색깔이 변하는 걸 볼 수 있지. 검은색이나 갈색, 노란색에서 하얀색으로 말이야."

"다른 색으로는 안 봐 뀌나? 빨간색이라든지 파란색이라든지."

"아냐, 딱 정해져 있어. 그래서 다른 약품을 써서 다른 색으로 변화시키기도 하지."

"끙, 시시하군. 영 허전하네 완전 민머리잖아! 더듬이가 없어서야 원. 원시적인걸."

"그럼 반려 생물로 삼을 수 없었을걸. 어때, 살 거야 말 거야?"

"살 거야, 급하긴. 그냥 데려가면 되나? 뭐 필요한 건 없고?"

"아차, 이 녀석들은 화장실이 필요해, 유기화합물 찌꺼기를 배출하거든. 화장실 설치방법은 설명서를 주지"

"번거롭네, 그렇게 불편해서 어떻게 사는 거지? 미개하잖아!"(지구인을 아래위로 훑어본다.)

"그래서 지구인들은 유기화합물을 섭취하고 배출하는 문제 때문에 문명 발전이 느렸지."

"섭취? 아, 먹이를 줘야 하는 건가?"

"응. 일단 24시간 안에 3번 먹지. 빛이 없으면 휴식을 취하고."

"그래. 청각, 시각, 후각 기능은 어때? (인간을 보며 지구어로) 이봐 지구인, 이거 봐봐, 이거 보여? 네 눈에는 빨간색으로 보이겠지, 근데 난 너희들 단위인 화소로 본다고! 그냥 빨간색은 빨간색이 아냐!(기겁하는 지구인)"

"자자, 진정하고 반려 생명을 이해하는 태도로 접근하라고. 지구정복기념일 세일가로 줄테니"


그렇게 반려 생물을 구하려고 이 행성 저 행성을 방문하던 외계인은 지구에서 지구인을 데리고 자신의 행성 SR-450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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