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모르는 게 많았다.
동생과 내가 누운 마루에 볕이 들 때마다
부뚜막 강아지처럼 구수한 냄새가 났다.
나는 그게 마루 밑 솥에서 나는 냄새인지
아니면 어머니 옷에 밴 밥 냄새인지 알 수 없었다.
솥과 어머니는 냄새가 자매처럼 꼭 닮아
누가 우릴 먹이는지도 가끔 알 수 없었다.
모르는 게 어디 그뿐이랴
늦은 밤, 날 잠에서 깨운 건 기차 기적소리였는지
어머니의 고단한 한숨이었는지..
어머니가 그 모진 세월을 나와 함께 업었는지
내가 져야 하는 몫까지 혼자 업었는지 알 수 없었다.
23. Jan.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