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s Jang May 27. 2021

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얼굴

 


그녀의 표정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것이었다. 모든 것을 달관한 눈빛과 동시에 잔뜩 겁이 먹은 것 같은 눈망울. 어느 누구도 가질 수 없을 것 같은 것임은 분명하거니와 그녀의 작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표정이었다. 친절함을 보여줄 때는 어린아이와 같은 미소로, 때로는 한없이 센 고집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문이 턱턱 막히게 하는 그런 압도적인 모습은 단순히 당당한 태도라고 표현하기엔 한없이 부족하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그런데 어쩌라고?' 이런 당당함을 가장한 뻔뻔함이라기보다 오히려 본인이 이런 사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인정하기에 가능했을 거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나 영화에서 그녀의 모습은 일관적인 평온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매일 자신을 속이는 게 더 쉬운 일이 되어버린 삶에 나를 "인정" 한다는 건 거짓말보다 어려운 일이다. 남들 눈치 보느라 스스로 옥죄고 억울해하고 미워하면서도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무조건 선한 사람의 모양으로 만들어야 했던 말도 안 되는 표정들은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나 스스로가 되는 것. 구차해 보이고 지질하지만 그것까지 인정하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인정하는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표정이었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미라클 모닝보다5초만 아니 10초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