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P일까요 , J일까요

#5

by 승구

어쩌다 방 안을 둘러보면 갑자기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모든 걸 갈아엎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렇지만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가 귀찮고 힘이 들 때가 많다. 이도저도 안 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내가 답답한 것 일 수도 있다.

그럴 땐 내가 P였으면 좋겠다.

나는 실제로 MBTI 검사를 했을 때 P와 J가 균등하게 나왔다. 어떤 날엔 P였고 다른 날엔 J였다.

퇴사를 하고 제주도를 다녀오니 11월 남은 기간 동안 기똥차게 쉬어 보기로 했다.

건강한 몸이 될 테야! 헬스를 다녀오고 남들 잘 먹는 닭가슴살도 몇 번 먹어봤다.

하루를 온갖 영상들로 끝내고 나면 이상하게 상실감이 들었다. 쉬는 것이 이렇게나 어렵구나 싶었다.

혹은 내가 심히 모순적이다. 요새 들어 관심사가 너무 많아졌다.

나, 갑자기 왜 이럴까? 어릴 때부터 호기심은 많았지만 이토록 집착하진 않았다.

최근에 모르는 것이 있다고 느껴지면 알고 싶어 지는 욕구가 미세하게 늘어났다. 덕분에 내 알고리즘은 바다 같다.

하루가 잘 정돈되어 이것저것 해내는 성취감을 필요로 하면서도 내 하루를 돌아보면 계획이라곤 없었다.

마치 몸뚱이는 P이고 뇌는 J 같은 기분이랄까.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보단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나를 원하는데, 그래줄 수 있겠니?

힘들다면 그냥 있어.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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