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_3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은 무엇인가? 영화 <인 타임>은 이 질문에 "시간"이라고 답한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노동의 대가로 돈 대신 시간(수명)을 받고, 물건을 구매할 때도 시간을 사용한다. 시간의 의미를 섬뜩하도록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계관이다.
자원의 맹점은 도처에 널려있고, 그만큼 낭비하기 쉽다는 것이다. 시간이 가장 귀중한 가치이자 자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빈번하게 이를 흘려버리는 이유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부의 추월차선> 저자는 사람들이 직장에 다니는 것을 수익률 마이너스 60% 짜리 거래라 말한다. 2일간의 자유와 5일간의 노예 생활을 맞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돈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60%짜리 수익률을 금방 알아채고 거부하지만, 시간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시간은 인생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고 외치는 작가는, '서행 차선'에서 천천히 부자가 되고자 하는 부지런한 우리 개미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1. 절약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서행 차선은 책임과 의무로 설명할 수 있다. 부모님,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서행 차선 전략은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서행 차선은 오늘의 희생이 내일의 부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에 인생을 거는 도박에 지나지 않는다.
부자가 될 거라는 약속, 그 대가는 당신의 인생이다.
천천히 부자 되기 전략의 원동력은 시간이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과 시장에 투자한 시간이다.
당신의 빛나는 내일은 당신이 노인이 되어 침대 위에 있을 때쯤 올지 모른다. 서행 차선의 삶은 우리를 비참하게 만든다.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을 돈과 맞바꾼다면, 당신은 인생으로부터 눈을 감은 채 붐비는 출근길을 걸어 다닐지 모른다.
2. 당신이 부의 길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함정
부의 증식을 위한 첫 단계는 큰돈을 모으는 것이다.
큰돈을 모으기 위한 우선 조건은 *통제력과 *영향력이다. 서행 차선에서는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 없다.
서행 차선 이론을 해체하면 다음 두 가지 변수를 얻을 수 있다.
1) 주 수입원 2) 부의 증식 방법이다.
서행 차선 여행자의 주 수입원은 '직업'이며 부의 증식 방법은 '시장에 대한 투자'다.
부 = 주요 수입원 + 부의 증식 방법
= 직업(연봉) + 투자
- 직업 : 정상이라는 이름의 사육
직업을 통해 돈을 버는 수단은 소득의 내재가치다. 내재가치는 당신이 내놓은 시간이 사회(시장)에서 얼마의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내재가치를 측정하는 단위가 시간이라는 점이다.
서행 차선 공식은 시간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선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데 한계를 갖는다. 당신이 시간을 통제하거나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시간은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당신이 직업을 통해 돈으로 바꾸는 것이 '제한된 시간'이라는 점에서, 당신은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직장에서 통제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한가. 당신은 승진 시기, 연봉, 노동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 어느 직장에서나 당신의 통제력은 한계가 있다.
- 복리 : 그들이 말해 주지 않는 사실
복리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없는 이유 또한 통제력과 영향력의 부재로 설명할 수 있다.
복리를 활용해 부자가 되려면 다음의 세 가지 변수가 필요하다.
1) 시간 2) 연간 수익률 3) 투자 총액
시간은 서행 차선 편이 아니다. 연간 수익률을 매년 10% 이상 유지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통제 가능한 변수는 투자 총액뿐인데, 소득의 출처가 직업인 경우 투자 총액을 키우는 것 또한 제한적이다.
3. 시간을 파는 것은 곧 부를 팔아 버리는 것이다.
직업과 복리가 부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는 동일하다. 통제력을 빼앗아 가는 대신 당신의 시간을 뺏기 때문이다. 서행 차선에서 부의 방정식을 이루는 두 가지 변수는 모두 시간에 매여 있다. 하나는 직업과 맞바꿔지는 시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장에 대한 투자와 맞바꿔지는 시간이다.
서행 차선은 이룰 수 없는 희망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재무 계획의 변수를 직접 통제하고 조종해야만 한다.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재무 계획은 이룰 수 없는 희망에 불과하다. 해고되지 않으면 좋겠다, 주식이 오르면 좋겠다, 승진하면 좋겠다.. 희망 사항은 계획이 될 수 없다.
시간 거래는 곧 인생 거래다.
시간이 당신을 위해 돈을 벌어다 주게 만들 수는 없을까?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서행 차선에서는 불가능하다. 당신이 서행 차선의 삶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당신이 투자한 자유는 마이너스 60% 수익률의 벽을 깨지 못할 것이다. 기억하라. 부를 정의하는 것은 자유다.
이러한 사공 방식을 갖고 있다면, 당장 추월차선의 사고방식을 습득해야 한다.
서행 차선 여행자의 사고방식
부채에 대한 인식 : 빚은 악마야. 평생 초과 근무를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쫓아 버려야 하는 존재지.
시간에 대한 인식 : 시간은 충분해. 나는 기꺼이 내 시간을 돈과 바꿀 거야.
교육에 대한 인식 : 교육은 중요해.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거든.
주요 수입원 : 내 직업이 수입의 유일한 원천이야.
부를 늘리는 주요 전략 : 복리의 힘은 위대해. 오늘 투자한 10달러가 50년 후에 30만 달러가 될 거거든.
목적지 : 인생의 황혼기에 즐기는 은퇴 후의 안락한 삶
책임감과 통제력 : 내게는 가족을 부양할 책임이 있지. 그래서 회사, 정부, 경제 호황에 의존해야 해.
삶에 대한 인식 : 작은 것에 만족하라. 불가능한 꿈은 버려라.
"여기 다 망가진 사람들이야. 이쪽은 은행 부행장 하시다가 지금 모텔에 수건 대고 계시고, 저쪽은 자동차 연구원 하다가 지금은 미꾸라지 수입해. 저 형님은 제약회사 다니다가 지금은 백수..."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먹먹한 공감을 선사했던 이유는, 그 이야기가 현실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서행 차선에 있다. 그리고 <부의 추월차선>이 꼬집은 것처럼, 드라마가 위로한 것처럼 언젠가 실패한 그 계획을 마주할 날이 올지 모른다.
'서행 차선'의 가장 큰 배신은 '불확실성'이다. 성실하게 근검절약하며 살아가는 삶이 인생을 건 도박이란 뜻이다. 높은 승률을 기대하기 어렵고, 판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50년 뒤다. 그렇다면, 서행 차선을 벗어나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가.
다음 글은 드디어 '추월차선' 이야기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