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bout DMZ

두루미가 돌아오고 있어요

by 올어바웃

조금씩 찬 공기가 불어오면서 가을이 오는 게 느껴지지 않아요?


이제 찬 바람이 조금만 더 불면, 철원의 들판에는 두루미가 나타날 거예요. 사실 두루미의 보금자리는 의도치 않게 만들어졌어요. 그 곳은 사람이 없는, 감시가 일상인 DMZ다 보니 두루미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지낼 수가 있던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감시가 일상이 되어버린 DMZ에서는, 두루미와 사람이 서로를 감시해요. 두루미는 사람의 모든 움직임을 경계하고, 사람은 차창과 렌즈를 통해서 두루미를 관찰하죠. 그래도 두루미가 편하게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사람들의 총구가 가리키는 방향이 두루미가 아니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조금씩 평화의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에 두루미도 있는 걸까요? 분단 70여 년의 시간 동안 두루미들이 누려온 평화가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감시’를 넘어 ‘평화’를 이야기하듯이, ‘평화’를 넘어 ‘공존’을 이야기할 때가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두루미1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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