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은하수 아파트
공간과의 이별은 그 공간에 묶여있는 특별한 관계의 상실이기도 하다. 물리적 공간을 심상 속 공간으로 전환하는 작업 역시 사람과의 추억과 관계를 골조로 다시 집을 짓는 작업이다. 분명 우린 살면서 이별한 사람을, 추억을 찾아 헤맬 시점을 만난다. 내가 찾을 때까지 그들이 기억 속에 머물 수 있는 집은 필요하니까. 언제든지 찾아가 삶을 위로받을, 추억을 회상할 '그-곳'을 만든다. 잊기 전에, 내가 먼저 그들이 자리 잡을 '그-곳'을 지어놓으려 한다. 이 글을 쓰는 행위가 심상 속 집을 짓는 작업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