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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와 Oct 03. 2023

보글보글 따뜻한, 하루의 시작

신혼과 주부생활 그 어딘가

AM 7:40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깼다. 거실로 나와 커튼과 창문을 연다. 가을이 왔다고 알려주듯 선선한 바람이 거실로 들어온다. 깊게 숨을 마신다. 코를 타고 시원공기가 들어오는 이 짧은 순간이 참 좋다.




어제저녁 설거지하고 말려놓은 그릇들과 냄비를 정리한다. 소파 위에 눕는다. 습관처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번갈아 뒤적거린다. 다시 일어나 주방으로 간다. 커피 한 잔 내리고 식빵도 한 장 굽는다. 책 한 권을 챙겨 소파에 다시 앉는다. 고요하고 아늑한 나만의 아침이 시작된다.


안방에는 아직 꿈나라 여행 중인 사람이 있다. 바로 남편. 출근하지 않는 날은 늦잠을 즐긴다. 점심시간쯤 일어나면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한다.


우리는 생활 패턴, 성격, 식습관도 다르다. 서로 틀렸다고 하지 않는다. 각자의 생활방식을 존중한다. 둘이 함께 하는 시간도, 혼자 보내는 시간도 잘 보낸다. 우리가 안 싸우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슬슬 출출하다. 냉장고를 열어 시골에서 보내준 야채들을 꺼낸다. 호박, 부추, 양파, 청양고추. 남겨놨던 두부도 꺼내 먹기 좋게 썰어준다. 된장을 풀고 준비해 놓은 재료를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오늘 점심메뉴는 된장찌개다. 냉장고에 있던 조기구이를 데우다 보니 남편도 일어났다.


“나 일어났어. 맛있는 냄새난다!”

“된장찌개야. 밥 먹자. 얼른 씻고 와.”


우리를 위해 요리를 하고, 함께 앉아 식사를 한다. 식탁 위에 금방 차려 놓은 된장찌개처럼, 보글보글 따뜻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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