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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03. 2018

꿈의 카메라 Leica M 을 만나다.

생각하는대로! 

지난 몇 년간 라이카 매장에 몇 번을 들어갔다 나왔는지 모르겠다. 들어갈 때마다 희망과 꿈을 안고 들어갔다가, 나올 땐 늘 어깨가 축 처지곤 했다. 젊었을 때는 그냥 눈을 질끈 감고 질렀을(?) 지 모르겠지만, 가정을 생각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매번 좌절하곤 했다.


약 7~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지하게 사진을 찍기 시작하며, 나에게도 소위 장비병이 찾아왔다. 렌즈를 추가하면 사진을 더 잘 찍을 것만 같았고, 예쁜 아들을 더욱 예쁘게 담을 것만 같았다. 그 뒤로 조금 규모 있는 계약을 성사하면, 반드시 매장으로 달려가 새로운 렌즈를 구매하곤 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사진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 뒤로 정말 오기가 생겼다. 잘 때를 빼고는 카메라를 늘 손이 닿는 거리에 두었다. 외출할 때도 업무에 반드시 필요한 Laptop 혹은 iPad/Keyboard를 놓고 나서는 경우라도 반드시 카메라는 어깨에 걸고 나섰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Portra 160 (코닥 포트라 160 필름)

라이카 카메라가 내 눈에 들어온 건 순전히 디자인 때문이었다. 예쁜 카메라를 보고 무척 갖고 싶었지만, 가격을 듣자마자 내가 소유할 물건이 아니라고 단정을 지었다. 하지만, 번번이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만나면 '라이카' 브랜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장비병을 경험한 나는 라이카를 구매한다고 내 사진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마다 자극이 되어, 어제 찍은 내 사진보다 오늘 더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골똘하게 연구하게 되었다. 라이카는 나에게 큰 자극이 된 것이다. 물론, 내 주변에서는 다양한 조언(원하지 않는)을 주었다. 라이카는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든지, 가성비가 무척 떨어지며, 오히려 캐논, 니콘, 소니 등의 플래그쉽 바디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든지..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Leica M7, Summilux-M 1:1.4/35 asph fle | Kodak Portra 160 (코닥 포트라 160 필름)

이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라이카가 더욱 궁금해졌다. 도대체 카메라의 탈을 쓰고(?) 다른 장비보다 몇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해외 라이카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나도 라이카의 도움을 받아 비슷한 작품을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드디어 약 1년 전, 라이카 M10을 시작으로 나에게 꿈의 바디를 만났다. 'Leica M'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뛰는 이 Body를 쥐고 내가 꿈꾸던 작품을 남기도 싶었다. 



정말 한동안 다시 사진 초보가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사진은 장비의 도움을 받아 찍었던 사진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7년 이상 내가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장비가 나 대신 찍어준 것이었다."


불편한 진실이었지만, 깨닫게 된 사실에 감사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조리개, 노출, 셔터스피드, 그리고 구도를 하나하나 입으로 되새김하며 신중하게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입에 미소가 번졌다. 불편함이 오히려 즐거움이 되다니? 꿈의 바디를 접하게 되어 실성한 걸까?


사람들은 라이카에 대해서 여러 가지 평가를 내린다. 이들 중 대부분은 라이카를 오랫동안 사용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판매되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라이카 M10 (디지털 바디)를 1년, 그리고, Leica M7을 수개월, Leica Q를 반년 이상 사용해 본 소감은 가격이 고평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물론 Quality 의 차이는 2%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라이카는 나에게 사진에 큰 영감을 주었고, 내 사진에 있어 가장 큰 선생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런 부분은 경제적인 가치로 바꿀 수 없는 큰 부분일 것이다. 

Leica M10 , Summilux-M 1:1.4/35 asph fle  

라이카 M을 사용하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매 순간을 담으며 느긋하게 미소 지을 수 있다. 기존에 기교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순간을 담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진짜 사진을 찍게 되었다. 


Leica M10 , Summilux-M 1:1.4/35 asph fle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빛이 보인다. 그리고 더 이상 찍을 수 없는 사진에 대한 핑계가 없어졌다. '라이카 M'과 함께하며 사진 생활에서 큰 행복을 찾았다. 그리고 행복을 가득 담은 사진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http://blog.naver.com/akinterv/ 블로그를 통해서 더욱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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