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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09. 2018

Leica M 과 함께 인생의 소소한 순간을 특별하게

Digital Photography vs Film Photography

Leica M 을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 아니 인생이 바뀌어서 Leica M 을 만났을 있었다고 해야 할까? 주객이 전도되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생이 바뀌었으니, 누구 탓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사물에 어울리는 주인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사물에 애정을 주면, 무생물이지만 보답을 하는 듯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는 듯한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내가 Leica M10 과 만난 것도 정말 "인연"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 이벤트였지만, 그 뒤로 내가 애정 한 만큼 Leica M10은 나에게 최고의 결과로 보답을 해 주었다. 그뿐이 아니라, Leica M10 을 만난 뒤로 "사진"과 "마케팅"의 조합으로 시작한  신규 비즈니스가 최고의 파도를 만나 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의 새로운 Chapter 가 시작된 것이다.


Film Photography 


 사실 꿈의 라이카를 Leica M10 을 영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필름 사진에 급 관심이 가게 되었다. 사실 라이카를 사용해 보고 싶었던 계기 중 하나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작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진짜 사진?

조금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필름 사진이야 말로 진짜 사진이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 자동 필름 카메라만 사용해본 경험이 전부였던 나는 조금 겁이 났다. 필름으로 찍었는데, 모두 노출에 실패한 사진이 나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우려를 한 사람이 나뿐은 아녔다보다, 철저하게 기계식 필름 카메라를 추구하던 라이카에서 친절하게 A Mode 즉, 조리개 우선 모드가 지원되는 반 자동 필름 카메라를 출시했다. Aperture Priority Mode 가 지원되며, 정말 사진 찍는 행위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미 이중 합치 방식으로 초점을 설정하는데 익숙했던 터라, 필름으로도 디지털 사진 찍듯이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첫 롤을 현상을 의뢰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다소 노출도 엉성했지만, 필름으로 찍었다는 감동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필름 카메라 Leica M7 을 들인 뒤로, 일상의 소소함을 담는 건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 역할이 되었다.


필름 카메라로 일상의 소소함을 담은 이야기 https://blog.naver.com/akinterv/221245313777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요즘 필름 값도 비싼데, 특별한 순간만 필름으로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사실 예전 필름이 보편화되어 있던 시절 아버지도 장롱에 필름 카메라를 고이 모셔두었다가 특별한 순간 (가족 여행, 졸업식 등) 에만 필름 사진을 찍으셨다. 하지만 나는 일상의 소소함이 진정한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행복한 순간을 "비싼" 필름으로 담는 것이 결코 아깝지 않다. 아니 오히려 소소한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로 필름이 이용된다면, 그 필름 가격/현상/스캔 비용은 오히려 저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Ektar 100 (코닥 엑타 100 필름)

필름으로 담은 꽃 사진은 디지털과 달리 그레인(필름의 입자감) 마저 사랑스럽다. 디지털 사진이라면 그레인 느낌을 지우고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고 할 텐데, 필름 즉 아날로그는 노이즈마저 자연스러운 요소가 되어 ""를 더한다. 


이제 더 이상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진짜 사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디지털이든 필름이든 어떤 사진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각자 잘 어울리는 상황이 있고, 또 같은 상황을 디지털 버전과 필름 버전으로 담아도 둘 다 좋다. 


다만, 필름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며, Leica M 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디지털 M 인 Leica M10 도 기존보다 더욱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는 사진을 찍으면 뒷면에 있는 LCD로 확인을 했다. 잘 찍었을까? 망치면 다시 찍어야지라는 생각이 늘 셔터를 누를 때마다 사진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했다.  하지만, 필름 사진은 뒷면을 확인할 방법이 없을 뿐 아니라, ISO(감도) 도 36장을 다 찍을 때까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 상황을 인지하고 사진에 집중하게 된다.


제약이 많은데, 오히려 사진에 집중하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런 연습 덕분인지 Leica M10 으로 사진을 찍을 때도 더 이상 찍을 때마다 LCD를 확인하는 일이 줄었다. 고객사의 촬영을 할 때도 뒷면으로 확인하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었다. 그만큼 장비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덕분에 좋은 사진을 찍는 것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 때문인지 인생이 바뀌었다. 복잡한 업무를 좀 더 단순하게 만들었고, 그 프로세스 자체를 신뢰했다. 과거에는 일도 각 프로세스의 안정성에 의문을 품고 마치 사진을 찍고 뒷면 LCD를 확인하듯 사후 확인하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이제는 각 단계의 프로세스를 신뢰하고,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일도, 일상도 더욱 풍요로워졌다. 일상이 더욱 단순하게 될수록 더욱 풍요로워지다니, 진작 이런 논리를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Leica M7, Summilux-M 1:1.4/50 asph | Kodak Ektar 100 (코닥 엑타 100 필름)


주객이 전도되었든 아니든, Leica M 을 만난 뒤로 삶이 한 층 더 행복해졌다. 그리고, 일도 더욱 큰 풍요를 경험하게 되었다. 앞으로 Leica M 과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매일매일 설렌다. 그리고, 오늘도 애정 하는 카메라를 담고, 또 카메라는 내게 최고의 행복을 기록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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