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lan Kim Sep 19. 2018

가장 예쁜 라이카 M "Leica M10"

라이카 M10 과 함께난 지난 나날들 

라이카 M10-P 가 나오자마자 라이카 M10 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라이카 M10 이 국내 출시되고, 내 앞으로 대기자가 60명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그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사실 라이카 M10-P를 직접 보고 만져 보았지만, 전혀 부럽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 라이카 M10 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 아마 오랫동안 디지털 M 기기로는 라이카 M10 이상 업그레이드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Leica M10 에 Summaron-M 1:5.6/28 렌즈 마운트


보통 라이카 M 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내 경우는 "예뻐서" 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사실 라이카가 눈에 들어온 당시는 라이카의 성능 기기적인 특징, 사진 결과물의 성격 등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단순히 아름답게 (예쁘게) 보였던 라이카를 보고 갖고 싶었던 것이 라이카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물론, 갖고 싶다고 그냥 갖기에는 가격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수년 이상 라이카 상사병에 걸린 적도 있었다. 심지어 구매하려고 저축한 돈이 충분했을 때도 과연 이 비용을 내고 구매해서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Leica M10, Summaron-M 1:5.6/28


라이카 사진에 대한 첫인상은 "맑다"였다. 설명하기 참 어렵지만, 라이카 사진을 본 뒤에는 기존에 찍었던 사진들은 마치 앞에 투명한 비닐이라도 씌우고 찍은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한동안 라이카 M 렌즈와 후지 X-Pro2 와 이종교배해서 사용한 적도 있었는데, 이 사진과 비교해도 같은 느낌이다. 결국 라이카 M 렌즈와 라이카 M 바디가 만났을 때 라이카 회사가 갖고 있는 Know-how 가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되는 모양이다. 



Leica M10, Summaron-M 1:5.6/28


라이카에 대한 한가지 큰 단점은 고감도에 약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내가 라이카에 입문한 Leica M10 은 고감도에 강하다. 보통 ISO 6400에 놓고 찍어도 노이즈가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심지어 종종 고감도의 노이즈가 더 예쁘게 느껴져서 일부러 고감도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다. 


과거 기종은 ISO 1600 도 노이즈가 거슬려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다행이다. 나는 주로 실내(카페) 및 밤에 사진을 찍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고감도?


나에게 사진이란, 아들과의 추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현재는 직업의 일부가 되어 기업고객 사진도 찍지만,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아들이 커가는 모습을 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일을 끝내고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아들과 함께 탄천을 산책하며 찍는 사진은 나에게는 보물과 같다. 과거 플래그십 DSLR/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할 때도 어둠이 내린 뒤에는 아무리 빠른 AF 도 무용지물이 되기 쉬웠다. 그런데 오히려 광학 뷰 파인더로 바라본 라이카 M10 은 어둠에도 강하다. 적어도 눈으로 식별 가능한 어둠이라면 언제 어디든 ISO 6400으로 올리고, Summilux 렌즈를 최대 개방해서 마음 놓고 움직이는 아들까지 찍을 수 있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빠른 AF, 동체 추적?


잠시 쉬는 듯하다가 다시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다시 창으로 돌아오는 멍멍 군 (양?) 보통 라이카 M 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중상 합치로 초점을 맞추며 이런 찰나의 순간을 찍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서브 카메라로 AF 가 빠른 카메라를 이용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이제 오히려 AF 가 방해된다. 내가 원하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혹은 초점 영역을 맞추기 위해서 핀을 옮기기보다, 이중상 합치로 초점을 빠르게 맞추고 딜레이 없이 셔터를 누르는 것이 이제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카메라의 기기적인 성능?


라이카는 참 직관적이다. 그리고, 카메라에서 설정을 바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만일 RAW로 촬영한다면 전혀 설정할 수 있는 내용이 없을 정도이다. 대신 직관적인 카메라 덕분에 사진을 찍는 사람의 능력이 중요해진다. 즉 카메라가 자동으로 해 주는 일이 없기 때문에,


- 측광 (라이카 M10은 복잡한 측광이 없고 그냥 중앙 측광 정도가 기본이다)

- 노출 보정 (-3 ~ +3 사이 노출 보정)

- 초점


을 모두 사용자의 직관에 의존해야 한다. 대신 별 변수가 없기 때문에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사진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 찍을 수 있다. 


그나마 필름 카메라를 이용한 뒤부터 뒷면 LCD를 끈 상태로 사용한다. 보통 사진을 찍으면 뒷면 LCD로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하기 마련인데, 오랫동안 라이카 M10과 함께하면 이런 습관이 없어졌다. 기계를 신뢰할 수 있고, 나아가 내가 그린 결과를 만들 수 있으리라 나를 신뢰한 뒤부터 뒷면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졌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나는 흑백 전용 디지털카메라인 라이카 M 모노크롬 (typ246) 도 구매했다. 하지만, 라이카 M10 도 흑백 전용 카메라 못지않고 훌륭한 흑백사진을 만들어 준다. RAW 촬영 후 후처리에서 조금 Contrast 혹은 Clarity를 강하게 주면 위와 같이 선명한 느낌의 흑백 사진을 얻을 수 있다.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Leica M10, Summilux-M 1:1.4/35 FLE




Leica M10, Summilux-M 1:1.4/50 asph
이제 몸의 일부처럼 익숙해진 라이카 M10 이 나는 너무 좋다!


작가의 이전글 '라이카 CL' vs 'Leica Q'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