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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Feb 18. 2019

문득 10 몇 년 전 여행지의 추억이 떠오를 때

과거의 추억을 다시 경험하는 매체 - 사진 

십몇 년 전 미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이야기이다. 출장 내내 긴장해서 그런지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몸이 녹초가 되었다. 자연스레 눈이 감겼다. 얼마나 흘렀을까?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비행기가 이륙한 뒤였다. 옆자리에 앉은 미국인이 말을 건넨다. 피곤한 듯한데, 더 푹 자면 밥 먹을 때 깨워주겠다는 것이다. 순간 서로 통성명을 하고 대화를 조금 나누다, 결국 9시간 넘게 비행기에서 계속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십몇 년 넘는 나이차가 있었지만, 마치 오랫동안 사귄 친구를 만난 것처럼 서로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Colorado에 거주하던 친구 Stephen과 다시 만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비행기 안에서 서로 다음 만남을 기약했고, 다음 만날 때 Colorado에 올 일이 있으면 집에 초대해 주겠다는 친구의 말대로 나는 몇 달 뒤 미국 출장에서 다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돌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얼마 전 Stephen과 서로 과거 여행지의 추억을 이야기하다, 첫 만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몇 년에 한 번씩 서로 집을 방문하며 추억을 계속 만드는 중이다.


안타깝게도 과거 찍은 사진은 어디에 보관했는지, 찾을 수 없지만 그나마 찾은 사진 한 장으로 과거의 추억을 달래 본다. 

Grand Caynon에서 찍은 사진 


여러 번 집에 초대해준 친구가 고마워, 미국 내 Roadtrip을 제안했다. LA에서 서로 만나 Las Vegas에 잠시 들렀다가 Grand Caynon까지 구경하고 다시 LA에서 서로 헤어지는 일정이다. 여행 경비를 내가 대기로 하고 약 일주일간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Professional Photographer 였던 친구 덕분에, 당시 사진에 눈을 뜨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은 사진이 업이 되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보면, 당시 여행의 추억 그리고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 등이 마치 어제 일어났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Las Vegas로 향하는 비행기 

종종 Las Vegas로 출장을 가게 되면, 비행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Stephen 과의 Roadtrip을 떠올린다. 다시 한번 당시 사진의 나를 보니 퍽 젊어 보인다. 삶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절 만난 친구여서 그런지 더욱 소중한 인연이다. Stephen을 시작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서로 "Buddy" (친한 친구끼리 부르는 말) 라 부르는 친구가 7명 정도 생겼다. 친구들 거주지도 꽤 다양하다. Seattle에 몇 명, Colorado에 그리고, Atlanta, New Jersey, Maine 주 등에 있다. 그 모두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약 3명 정도는 꽤 자주 연락하고 일이 년에 한 번씩 서로 만나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Portland downtown

이들 덕분에 이방인의 나라 미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이다. 친구들 인근에 방문하게 되면 호텔보다는 그들 집에서 잠시 머물며 현지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덕분에 미국 문화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되었고, 문화를 이해하게 되니 자연스레 영어를 활용하는 범위도 넓어졌다. 지금은 미국 회사와 거래를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고 때때로 Argument 가 발생하더라도 논리적으로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지만, 미국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올해 3년 만에 다시 Stephen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이번에는 친구의 별장이 있는 New Jersey에서 만나, NYC와 New Jersey를 체험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Buddy를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셀레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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