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Bowen Smith Drive bys 이야기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면 점점 다양한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좋은 장비도 추가하고 보정 기법도 배우며 사진 스킬에 대한 레벨 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물론, 기술적인 내용도 중요하기에 처음에는 닥치는 대로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술적인 내용에 대해서 자신이 생겼다면 좀 더 철학적인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사진을 찍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고민하기보다는 좋은 Photographer의 작품을 많이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거라면 이런 Photographer의 인터뷰를 만나기 참 어렵겠지만, 요즘에는 YouTube를 통해 아주 쉽게 양질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다. 특히 Leica USA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너인 #LeicaCoversations 콘텐츠를 구독하면 세계적인 Photographer의 인터뷰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Brian Bowen Smith 씨의 다음 영상을 살펴보자. 인터뷰 자체는 1시간 8분이지만, 8분 38초부터 시작하는 짧은 영상을 하나 보면 영어를 잘 모르더라도 대충 느낌이 올 것이다!
Brian Bowen Smith 씨는 Covid-19 이 시작되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Leica M10-R Monochrom (모노크롬) 카메라와 Tri-Elmar 렌즈 하나만 마운트 한 뒤 그의 트럭(Pearl) 을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진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런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을 사람을 모집했고 비대면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그는 트럭에서 나오지 않고 그의 창을 통해서 이런 장면을 촬영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어떤 경우는 18시간 이상 운전을 하며 미국 전역을 돌며 사진을 찍는다.
Brian 씨는 시간의 흐름을 멈추기 위해 Black and White (흑백) 사진을 미디어로 선택했고 장비도 One Body One Lens를 갖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의 프로젝트는 정말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었다.
아마 그의 인터뷰를 끝까지 들어보면 당장 라이카 모노크롬을 사고 싶을 만큼 (장비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에게 영감을 받고 그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 싶어) 이상한 충동을 느낀다.
지금은 들어가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slrclub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 사진 포럼을 보면 "출사지"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 혹은 좋은 곳을 가지 못해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물론, 멋진 장소에서 멋진 사진을 담고 싶은 건 사진을 취미로 하면 당연한 욕구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싶다면, 어떤 주제의 사진을 찍을 것인지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내 주변의 일상을 주제로 하면, 가족, 내가 일하는 공간, 동료 등이 사진의 피사체가 될 것이다. 또 Brian 씨처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과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고민하다 보면, 나에게 가장 편한 장비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장비의 첨단 기능에 의존하기보다는 내가 의도하는 사진을 장비를 믿고 신뢰하고 기록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이런 재미를 느끼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진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지 모르겠다.
내 사진의 주제는 아직까지 잡식성이다. 그렇지만 여러 개의 프로젝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는 가족과 나의 일상을 담는 것이다. 이런 일상을 표현하는데, 나도 자연스럽게 흑백사진을 미디어로 선택하게 되었다. 종종 흑백필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나 또한, 라이카 모노크롬을 통해 내 일상을 기록한다. 덕분에 Brian 씨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새로운 지름신을 물리칠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