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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an Kim May 23. 2022

스토리텔링 글쓰기란? (마케팅 콘텐츠 생산하는 방법)

Storytelling Marketing

통 스토리텔링 마케팅, 감성 마케팅이란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정작 다양한 블로그를 봐도 이런 콘텐츠를 만나기 쉽지 않다. 사실 별로 놀랍지는 않다. 스토리텔링형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더라이프에 마케팅 자문을 하는 업체도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대해서 가이드 해 주면 상당히 난감하게 생각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논술학원에 다니는 것부터 잘못되었다!"



사실 한국인이 스토리텔링을 잘 하지 못하는 건 어떻게 보면 학교 교육 문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늘 선생님이 말한 정답은 하나이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선생님이 틀렸다고 핀잔을 주는 교육 방식에 익숙해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해도 답정너이다. 선생님이 정한 답변 외에 의견을 내면 핀잔을 듣는다. 자연스레 발표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미국 사람은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한다. 제품도 정보 전달보다는 제품에 입혀진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반면 미국 회사는 스토리텔링을 정말 잘한다. 사실 다 듣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닌 이야기고, 제품도 별것 아닌데. 그게 담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당장 제품을 사고 싶어진다.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



자 위 사진만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마 배경 이야기 없이 위 사진만 보면 그냥 "오리" 사진이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읽고 다시 오리 사진을 보자. 어떻게 보일까?



주말 아침, 나는 혼자 호수 공원을 산책했다.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 바람 소리, 새소리 그리고 조용히 잠을 청하는 오리들. 참 평화롭다. 그런데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갔다. 호수와 연결된 조그만 섬에서 한 무리가 합창을 하고 있었다. 노래가 멈추었을 때 조그만 섬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노랫소리와 함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어린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선미 사람이에요?", "응? 선미?" 


"아니구나. 그럼 됐어요." 



아이와 짧은 말을 주고받고 선미가 뭔지 의문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지만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다시 아이가 말을 걸었다.


"졸려요?"


"아니, 그냥 좋아서.." 


"저기 ~ 노랫소리는 녹음한 소리다요."


초등학생 특유의 표현이 귀를 자극했다.


"그래?"


"저는 선미 교회에서 왔어요. 저기 노래 부르는 사람이 우리 엄마다요."


"아 그렇구나. 그럼 친구는 혼자 있어?"




인천에서 분당을 처음 방문했다는 꼬마 숙녀와 나는 그 뒤로도 40여 분 더 시간을 같이 보냈다. 엄마가 영상 찍으니 혼자 놀고 있으라고 해서 용감하게 혼자 놀고 있다가 내가 좋은 장난감(?)이 된 모양이다. 나는 노래가 멈추었을 때 다시 내려가려고 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레 꼬마 숙녀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얼마나 지루할까. 흥미로운 듯 내 카메라를 만지작 만지작 하더니 꼬마 숙녀가 내 사진을 찍어 주었다.


아이가 찍은 내 사진. 카메라는 자동으로 설정해 두었다. 여러 장 중 내 시선을 사로잡은 사진이 있었다.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아이가,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혹시라도 떨어트릴까 봐 걱정이 스쳤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행복해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도 찍어달라고 해서 예쁘게 사진을 담아 주었다. (부모의 허락을 받지 못해서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렸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잠자는 오리를 같이 바라보았다. 내가 물었다. "오리 좋아해?" 아이가 답했다. "글쎄요. 무섭진 않아요." 



그 뒤로 대화 주제가 떨어질 때쯤 오리를 지켜보며 저 오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질문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 이제 다시 처음 오리 사진으로 돌아가자.



이제 오리 사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도 그냥 오리네!로 끝나진 않은 것이다. 아마 나와 분홍색 셔츠를 입은 인천에서 분당을 처음 방문한, 엄마가 합창하는 영상을 찍을 동안 혼자 놀다가 나와 4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눈 꼬마 숙녀가 떠오를 것이다. 

바로 이것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힘이다.

오리를 상품이라고 하면, 그냥 상품 사진만 보여주면 평범한 상품이지만, 여기에 배경 이야기를 입히면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앞으로 오리를 만날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내 블로그도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답변은 "어떤 업종이든 가능하다"이다. 다만,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사업 기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려면 어떤 이야기를 기획할 것인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이런 전략을 브랜딩 전략이라고 부른다.

내 블로그는 왜 평범할까? 왜 감동이 없을까? 고민스럽다면 스토리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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