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인물사진, 너무 과하지 않은 후보정
사진 촬영인가? 성형인가?
턱을 조금 갸름하게 깎아 주실 수 있나요?
다리를 조금 길어 보이게 늘려주세요.
주름이 보이지 않게 해 주세요.
동안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세요.
이런 질문만 들으면 사진 스튜디오가 아니라, 성형외과에 온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런데,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돈을 내고 사진을 찍으면 응당, 이렇게 요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이렇게 해서 탄생한 사진은 본인이 봐도 타인 같다.
"자연스러운 사진"은 사진의 기본이다. 너무 과하게 보정이 된 사진은 처음에는 신기할지 몰라도 계속 보면 어색하다. 대부분 이런 사진은 흥미를 잃고 장롱보관이나, 외장하드 깊숙한 곳에 저장되어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한다.
라이카 cl, Summilux-M 1:1.4/50 asph 내가 상업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성형에 가까운 인물 보정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우려를 했다. 아마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받다가 사진 비즈니스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회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제 일반인도 오랫동안 인조인간, 로봇 혹은 인형 같은 사진에 질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 촬영을 의뢰할 때, 더라이프 사진 촬영의 스타일을 설명하면 열명 중 아홉 명은 모두 동의한다고 말한다. 아니 심지어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어 검색하다가 일부러 찾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DSLR이 더 이상 사진작가의 전유물이 아니고, 취미 사진가 및 일반인도 쉽게 DSLR/미러리스 사진기를 이용해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취미로 사진을 찍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말에는 돈을 받고 스냅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취미 사진사가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그 갭을 "보정"으로 메꾸려고 한다. 사진 보정을 넘어 Digital Art 수준의 작업을 해서 고객에게 사진을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프리랜서 사진가들 덕분에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성형에 가까운 보정"에 맞추어져 있다. 아니 있었다. 인스타그램으로 쉽게 좋은 사진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와서 그런지 이제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참 다행이다.
라이카 m10, Summilux-M 1:1.4/35 fle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물론 타고난 감각이 있는 사람은 이런 시행착오를 조금 줄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연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을 얻기 어렵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를 찍는 것이 아닌 전혀 모르는 타인 사진을 찍을 때는 더욱 어색한 사진이 나오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인물사진의 몇 가지 팁을 공개하면,
첫째, 인물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서로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인물의 매력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 정면이 어울리는 사람도 있지만, 한쪽 측면이 어울리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인물의 "눈"이 선명하게 보이도록 찍는다. 사람이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얼굴이다. 그다음 "눈"인데, 눈동자가 흐릿하게 보이거나(초점이 맞지 않거나) 흔들리면 자연스러운 사진과 거리가 먼 사진을 얻게 된다!
네 번째, 과하지 않은 보정을 해야 한다. 특히 피부톤을 눈에 보이는 톤과 비슷하게 잡는 것이나, 잡티 정도는 제거해야 하겠지만, 주름을 모두 제거한다든지 얼굴 모양 자체를 바꾼다는 등의 디지털 성형은 보면 볼수록 사람 미가 떨어져 자연스럽지 못하다.
라이카 m10, Summilux-M 1:1.4/35 fle마지막으로 해외 작가의 인물사진을 많이 참고하면 좋겠다. 특히 감정이 드러난 사진을 찍으면 더욱 자연스럽게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사진 스타일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