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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배 Nov 01. 2016

문제는 권력이 아니라 시스템

권력자의 그늘에서 기생하는 권력의 시녀들을 거덜내야 사회는 바뀐다.

역사 속에서 임금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지내던 민초들이 못살겠다고 들고 일어선 민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문제는 리더의 지도력 부재나 폭정과 같은 겉으로 드러난 이유가 크겠지만, 실질적인 문제들은 폭정을 하거나 실정을 하는 왕의 그늘에 숨어서 부와 권력을 축적하던 사대부들의 문제가 더 컸다.


지방의 경우에도 수령의 잘잘못보다 더 큰 것이 아전들의 전횡 때문이었음을, 그렇기에 정치라고 하는 통치 시스템은 리더의 역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질적인 행정을 담당하는 그룹이 얼마만큼 공명정대하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역사는 알려주고 있다.

탐관오리와 그 밑에서 호의호식을 일삼던 아전들에게 목민심서라는 매뉴얼을 만든 정약용 선생은 얼마나 눈 꼴 사나웠을까?
아니, 우리도 그런 리더를 무관심과 질시 속에 떠나 보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 않던가?  


오랫동안 기득권을 지닌 세력들이야 자기 것을 지키려니 수단방법을 안가리고 사회를 통제하고 움직이려고 애를 썼겠다만은... 정작 더 큰 문제는 그런 기득권의 횡포와 전횡을 막으라고 민주주의의 절차에 의해서 자리를 만들어 준 자들이 보다 더 높은 권력과 부에 접근하기 위해서, 기득권의 inner circle에 끼고 싶어서, 권력의 시녀 역할을 자처해 온 것이다. 
그들의 어처구니 없는 횡포와 전횡을 그때마다 그러려니 하고 가만 내버려 둔 것이 작금의 사태를 만든 원인일게다.

결국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고 하루하루 삶의 끈을 이어가는데만 급급했던 우리들 스스로의 비굴함이 한나라의 국민이라는 명예마저 땅바닦에 내팽게친 현재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의 글대로 된다면, 정말 나쁜 놈들 때문에 창피한게 아니라, 그런 상황을 방조하는 한국인이라는게 부끄러워질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보다, 그 그늘에서 나쁜 짓을 했던 최모씨를 절단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일들이 벌어져도 아무 것도 바로 잡을 수 없는 지금의 시스템을 고치려는 노력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권력의 시녀 노릇을 했던 검찰이나 판사는 결코 변호사라는 밥벌이의 도구마저 쓸 수 없도록 해야만 한다. 
복지부동이라는 도구로 자기 자리만 지키려고 했던 공무원들이 협회, 진흥원...등등의 산하기관에서 밥벌이를 할 수 없도록 해야만 한다.
정경유착을 통해서 공공의 이익을 해치거나 불공정한 굴레를 만드는 국회의원과 기업은 그보다 10배 100배의 징벌적 회수를 통해서 아예 다시는 그런 시도조차 할 생각을 못하게 해야만 한다. 
배움을 게을리 하고 썩은 지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려는 선생과 교수들은 아예 교육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 사회가 누구나 정정당당한 노력을 통해서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고, 상류층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노력을 게을리 하는 자는 그만큼의 시련을 겪어야 하는게 정당한 것이다.
자기 자식에게 기득권을 물려주고 싶으면 기득권을 지키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다.


5주째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만 하는 불쌍한 국민이 어디 나 혼자만이겠냐만은... 
이렇게 일해도 현상유지에 급급한게 우리의 현실이다.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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