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함을 나눈다는 건

제과제빵사의 솔직 담백한 성장 이야기

by 이예린

사부작사부작

오늘도 꼬마 제빵사는 빵을 만드려 살며시 고개를 들이밀었다.


오늘은 포크로 하지 말고 휘퍼로 저어볼까?

버터 말고 마가린을 넣어볼까?

위에 허브를 올려서 데코 해볼까?


꼬마 제빵사는 혼자서도 참 고민이 많았다.

살짝만 바꾸어도 확 달라지는 빵들을 보며,

어느덧 본인만의 경험이 쌓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때는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를 일주일 앞둔 상황이었다.

학교 끝나고 간 문구점에는 빼빼로를 만들 수 있는 코팅초콜릿과 초코펜, 프링클 등을 팔고 있었다.

소녀가 그냥 지나칠 리 있나?

소녀는 초콜릿을 종류별로 사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가서 마음속 꼬마 제빵사를 부른 소녀는 의아해했다.

빵을 만들 때보다 훨씬 자신 없어하던 꼬마 제빵사.

소녀는 꼬마 제빵사에게


지금껏 다양한 걸 만들어봤잖아! 실패해도 괜찮아.


라고 외치자 꼬마 제빵사는 곧바로 초콜릿을 녹일 체비를 하고 막 템퍼링한 초콜릿 마냥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을 보였다.


마트에서 산 참깨 스틱에 녹인 초콜릿을 붓고 초코펜을 마구 드리즐 하여 귀엽게 빼빼로를 만들었다.

신나게 만들다 보니 어느덧 50개가량의 빼빼로를 만들어버렸다.


흠, 혼자 다 먹기엔 힘들겠는걸?


부엌 구석에 꼬깃꼬깃 접어둔 투명 빵 포장지들을 꺼내 들고 다 굳은 빼빼로를 넣어 이쁜 빨간색 리본으로 봉합하였다.

누굴 줄까 고민하던 소녀는 학교에 가져가 친구들에게 나눠줘야겠다 생각했다.


대망의 다음날

학교에 양손에 종이가방을 들고 평소보다 더 신나게 들어갔다.

농촌 학교라 반 친구들이라고 해봤자 8명이었던 교실에서 마치 큰 무대에 선 듯이 긴장을 하고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친구들은 귀여운 모양에 한번 놀라고,

한입 먹어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이렇게 맛있는 빼빼로를 만들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는 친구들.

뒤에서 먹고 계시던 담임선생님.


정말 맛있는걸? 꿈을 이룰 수도 있겠어!


소녀의 장래희망에 믿음을 실어주시던 선생님.

소녀 마음속 꼬마 제빵사는 이렇게 기쁠 수가!

달달함을 나눈다는 건 이렇게나 뿌듯하고 행복하구나.

또다시 열정에 불이 붙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자신이 만든 게 부끄러워 혼자서만 먹던 꼬마 제빵사는 어느덧 내일도 나눌 달달함을 구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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