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커비와 삼키고, 배우고, 성장했던 시간들

(리뷰/후기)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유년기 나를 다시 불러온 모험

by 유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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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커비와 함께한 유년기

별의 커비는 저에게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해온 오래된 친구였습니다(제가 91년생이고, 커비는 92년생이니 친구친구). 둥글하고 사랑스러운 외형 때문에 처음에는 귀여운 캐릭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삼켜 자신의 능력으로 바꿔내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커비를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하나의 페르소나'처럼 바라보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커비를 바라보며 "모든 것을 흡수하면서 성장해가고 싶다"는 꿈이 생겼죠. 단순히 “먹는다”라는 행위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배우고 경험을 내 안에 쌓는 과정처럼 느껴졌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고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배우려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커비를 '디스커버리'에서 만났을 때, 그 시절 저의 다짐을 다시 불러왔습니다. 오랜 친구와 다시 마주 앉아 옛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게임 속에서 다시 초등학교 시절의 제 자신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2. 2D에서 3D로, 새로운 세상을 '디스커버리'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2D 사이드 스크롤 방식에서 벗어나 3D 공간을 탐험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커비 시리즈를 오래 해온 팬이라면 낯설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실제로 많은 플레이어가 “조작이 어렵고 공간감 때문에 어지럽다” 후기를 남깁니다. 하지만 플레이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는 오히려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3D 공간은 단순 시점의 차이가 아니라, 커비의 모험을 훨씬 입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디스커버리' 게임의 부제처럼 공간의 깊이가 생기면서 커비의 능력들은 새로운 빛을 발했고, 전투와 탐험의 방식도 다채로워졌습니다. 익숙해보이는 길인데 새롭고 그 안에서 새로운 발견이 끝없이 이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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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숨겨진 보상이 알려주는 모험의 의미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진짜 재미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습니다. 맵 곳곳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보상들이 숨어 있었고,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구석이나 예상치 못한 벽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곤 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하다가 우연히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배가 됐죠. 게임을 잘 아는 개발진이 “여기까지 잘 찾아왔구나,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것 같달까요. 그래서 저는 스테이지를 빠르게 클리어하는 대신 발걸음을 멈추고 커비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험이란 결국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놀라움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걸 한번 더 체득했죠. “모험이란 원래 사소한 순간으로부터 완성되는 것”이라는 걸요.


4. 귀여움 속의 진짜 도전

커비만의 둥글고 귀여운 외형 때문에 아기자기한 힐링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를 시작하면 그 속에 꽤 깊은 도전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능력을 바꿔 써야 하는 구간, 순간적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놓쳐버리는 길, 특정 조건을 달성해야만 얻을 수 있는 보상 등이 의외로 어려웠죠. 몇몇 보스전에서는 여러 번 도전해야 겨우 클리어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게임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보스는 기괴하게 생기기도 했고 난이도도 초반보다 상당히 높았었죠. 실제로 게임사이트에 보면 “귀여운 탈을 쓴 라이트한 소울시리즈” 후기가 있었는데 전 오히려 '기존 커비시리즈 답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커비의 귀여움에 속아 안일하게 플레이하다 어느 순간 긴장감을 높이며 게임에 더욱 몰입했기 때문이죠. 귀여움 뒤에 숨어 있던 도전과제들이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건네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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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두가 하나되어 만드는 웨이들디 마을

플레이 중 특히 마음에 남았던 건 웨이들디 마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텅 비어 있던 작은 마을이었지만, 모험 속에서 커비와 웨이들디를 하나둘 구출해오면 마을은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음식점이 생기고, 작은 놀이터가 열리고, 다양한 시설이 늘어나면서 마을은 점차 하나의 세계처럼 자라났습니다. 커비와 함께 해낸 모험이 단순히 클리어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눈앞의 세계를 바꾸는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 웨이들디 마을을 디스커버리의 또 다른 핵심 매력으로 꼽힙니다. 저는 특히 밀려드는 웨이들디의 주문을 받아내는 패스트푸드점 이벤트가 너무 재밌었네요. 곳곳에서 찾아온 웨이들디가 마을에서 반갑게 인사해주고 공허했던 공간들을 채워주는 모습의 따뜻함은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든 또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6. 음악이 남겨주는 힘

커비 시리즈의 음악은 늘 경쾌하고 따뜻한 힘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커비 메인음악(Green Greens)뿐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나온 BGM의 매력은 여전했습니다. 밝고 활기찬 스테이지 음악은 플레이어의 기분을 고조시켰고, 보스전에서는 긴장감을 더해 몰입도를 배가시켰습니다. 저는 게임을 끝낸 뒤에도 몇몇 곡을 찾아 듣곤 했는데, 특히 마을에서 웨이들디가 연주하는 곳은 하나의 안식처처럼 다가왔죠. 엔딩곡에서 눈물이 났던 건 음악 덕분이었다”도 있는 만큼 음악은 커비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끝나지 않는 여운을 붙잡아두는 열쇠였습니다. 이 노래들을 들을 때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은 보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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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다시 불러낸 과거의 감각

무엇보다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는 저를 초등학생 시절로 돌려보내는 힘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만나고 작은 성취에도 기뻐하며, 무엇이든 삼켜서 내 것으로 만들려 했던 그 시절의 저를 다시 만나게 해주었죠. 커비는 저의 어린 시절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모험은 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하나의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순수했던 시절이 떠올랐기에 게임을 끝낸 뒤에도 한동안 그 느낌을 품고 살았습니다. (커비처럼) 가리지 않고 흡수하고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한번 더 되새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fin. 스타리월드로 한번 더 꺼내보는 별의 커비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가 스위치2 출시를 기념해 DLC인 '스타리월드'로 돌아왔습니다. 무엇이든 흡수하며 성장하는 커비의 모습을, 어린 시절의 저를 다시 꺼내볼 수 있어서 요즘 기쁜 마음으로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1시간 플레이 소감은 "닌텐도는 이번에도 해냈다"였는데요. 스타리월드에서도 숨겨진 보상을 찾아내며 배운 모험의 의미, 귀여움 속에 숨어 있던 도전의 무게, 음악이 남겨준 여운까지(스타리월드는 뭔가 웅장합니다). 이 모든 요소가 한번 더 저를 그때 그 시절로 데려다주었습니다. 여전히 무언가를 배우고 흡수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한 채, 제 삶에서 여전히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는 커비와의 동행을 쭉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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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줄 : 숨겨진 보상에서 발견한 모험의 의미, 웨이들디 마을이 전해준 따뜻한 변화, 그리고 어린 시절의 감각까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는 단순한 힐링을 넘어 성장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준 게임이었습니다.


-총평

스토리 : ★★★★☆ (4.5점)

게임성 : ★★★★★ (5점)

BGM : ★★★★★ (5점)

아트워크 : ★★★★☆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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