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사랑하게 된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리뷰/후기) 동키콩 바난자, 폴린과 동키콩의 유대가 만든 모험기

by 유앨런

내 머리 속의 바난자 OST


1. 부수는 맛의 쾌감

동키콩 바난자는 오픈월드에 오픈월드를 더한 독특한 게임입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단순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벽과 바닥을 부수면서 숨겨진 공간을 발견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혹시 저 벽도 부서지지 않을까?’ 생각에 주먹을 날리면, 새로운 통로가 열리거나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뿌리는 동키콩 주먹에게 쉴틈을 안주더군요. 이런 자유도는 게임 곳곳을 탐험하며 발견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었습니다. 닌텐도만의, 닌텐도스러운 창의적인 방식으로 오픈월드 게임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준 거라 생각합니다.

2. 동키콩과 폴린의 여정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스토리였습니다. 원래라면 마리오가 ‘동키콩으로부터 납치당한’ 폴린을 구출하는 구조가 익숙한데, 이번에는 동키콩과 폴린이 함께 모험을 떠납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두 캐릭터가 나누는 유대감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폴린은 여행하는 중반까지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시작하는데요. 동키콩 등 위에서 점점 웃음을 되찾고 동료로서 모험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히려 “구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모험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그려지는 전환이 동키콩 바난자를 특별하게 만드는 지점이었습니다.

3. 노래를 통해 변화하는 폴린과 동키콩

이 게임의 백미는 '폴린의 노래'였습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소녀 폴린은 초반에 무대에 서는 걸 두려워하고, 노래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모험이 진행될수록 폴린이 점차 목소리를 높이고 무대를 즐기게 되는 순간은 하이라이트였죠. 시그니처 포즈와 춤뿐 아니라 두려움에서 즐거움으로 바뀌는 표정, 동키콩과의 교감을 통해 점차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은 게임 캐릭터의 성장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지켜보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이런 감정의 변화가 더 큰 보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폴린의 무대는 정확히 그런 순간이었죠.


4. 뉴욕을 배경으로 한 세계

폴린의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리오 오디세이에서 폴린을 만날 수 있던 뉴욕 시티를 그대로 가져온 건데요. 동키콩과 같은 세계관 안에서 현실적인 도시 풍경이 함께 어우러진다는 점이 신선했지요.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거리를 달리고, 마천루 사이를 오르내리며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과정은 단순히 배경을 감상하는 재미를 넘어 또 다른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뉴욕 시청 건물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나오는 하이랄 성과 겹쳐보이는 순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5. 젤다의 전설 오마주

하이랄성뿐 아니라 게임을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보이는 젤다의 전설 오마주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링크 특유의 점프 포즈 연출이나, 어두운 곳에서 만나는 조명꽃 등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아, 제작진이 일부러 숨겨둔 팬서비스구나” 하고 미소짓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디테일 덕분에 단순히 동키콩의 세계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 역사의 또 다른 장면들과 교차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스터에그는 작은 장난처럼 보이지만 저 같은 올드 팬들에게는 게임을 하게 만드는 큰 요소죠.

6. 바난자로의 변신, 그리고 노래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게임의 상징은 폴린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동키콩의 ‘바난자’ 변신이었습니다. 변신할 때마다 나오는 음악은 중독성이 강해서 요즘 출근송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머릿속에서 맴도는 노래는 “오~ 지브라~ 지브라~!”가 하이라이트인 얼룩말 변신송입니다. 게임 중간마다 반복되는 장면으로 지칠 수 있는데 바난자 노래는 모험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 댓글을 보면 “게임을 껐는데도 노래가 머릿속에서 맴돈다”고 말하는데 저 역시 그렇습니다. 변신 연출과 음악은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이 게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장치였습니다.

fin. 바난자(바나나+보난자)의 즐거움

동키콩 바난자는 단순한 액션 게임을 넘어 부수는 쾌감과 탐험의 재미, 폴린의 성장 서사, 뉴욕이라는 배경의 신선함, 그리고 젤다 오마주와 바난자 음악 같은 디테일까지 곳곳에 담아낸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두려움에서 즐거움으로 변화하는 폴린의 모습과, 그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동키콩의 유대감은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시켜주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끝내고 나서도 저는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이 게임이 남긴 웃음을 오래 붙잡고 있었습니다.


총평

스토리 : ★★★★☆ (4점)

게임성 : ★★★★☆ (4점)

BGM : ★★★★☆ (4.5점)

아트워크 : ★★★★☆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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