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시작되는 끝없는 도전, 하데스(HADES)

(리뷰/후기) 그리스로마 신화 위에 세워진 로그라이크의 명작 하데스

by 유앨런


1. 죽음을 거듭하는 시작

게임 <하데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무려 100번 가까이 도전해서야 엔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제게는 그만큼 치열하고 길었던 여정이었습니다. 매번 주인공 '자그레우스'와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구조는 때론 힘들었어도 지루함보다는 재미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배경이 그리스로마 신화 속 지하 세계였기 때문일까요. 평소 신화에 관심이 많던 제게 자그레우스의 도전은 단순한 게임 캐릭터의 모험이 아니라, 직접 신화 속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경험 같았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구조도 매력적이었죠. 삶이 늘 그렇듯,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결국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기분이었으니까요.


2. 반복의 고통과 그 너머의 보상

하데스의 구조는 철저히 ‘로그라이크(주인공이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장르)’입니다. 죽음과 생의 그 반복 속에서 묘한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같은 실수를 하고 비슷한 어려움에 부딪혀도, 이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나아지는 과정은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현실에서도 매번 넘어지지만 반복 속에서 얻은 작은 경험들이 결국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죠. 게임 하데스는 단순히 플레이어를 반복되는 세상에서 괴롭히는 게 아니라 거듭되는 고통을 견디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보상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장비가 강화되고 인물들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서사가 넓어지는 순간마다 저는 ‘이게 바로 삶을 닮은 리허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3. 신화가 살아 숨쉬는 무대

하데스를 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관심 많던 그리스로마 신화가 촘촘하게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림포스 신들이 보내는 선물과 대화, 저승을 지키는 다양한 괴물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인물들의 등장은 신화 팬으로서 반갑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설정만 빌려온 게 아니라신들의 성격과 관계를 고증처럼 세심하게 담아낸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제우스는 번개의 권능을, 포세이돈은 해일의 기세를, 아레스는 전쟁의 신다운 잔혹함을 자그레우스에게 잘 부여해줬죠. 덕분에 신화책 속에서만 보던 장면들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고, 오래전 읽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이어졌습니다.


4.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투

하데스만의 독자적인 게임성은 또 다른 백미였습니다. 전투는 빠르고 화려하면서도 치밀했습니다. 무기마다 손맛이 달랐고, 올림포스 신들이 내려주는 ‘축복’이 조합되면서 매번 새로운 전략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늘은 창으로 거리를 유지하며 싸우고, 내일은 방패를 들고 돌진하는 식으로 매번 다른 전투가 펼쳐졌습니다. 게임오버조차 다음 도전을 위한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 버튼을 누르는 반복게임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선택과 변수가 긴장감을 만들었고 ‘다시 한 번 더’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불러왔습니다. 몇 시간을 붙들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았고(특히 비행기를 탈 때 이만한 게임이 없습니다), 오히려 전투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재미를 발견했습니다.

5. 아트워크와 음악이 완성한 매혹

하데스의 매력은 '예술성'에도 있는데요. 아트워크와 음악은 그 자체로 작품을 완성하는 힘이었습니다. 고풍스럽고도 세련된 그림체는 지하 세계의 무거운 분위기를 담아내면서도 캐릭터들에게 독창적인 매력을 더했습니다. 익숙한 신화 속 인물들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이었죠. 상황에 딱 맞는 음악들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격렬한 전투에서는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한 박자 쉬어가는 공간에서는 서정적인 선율로 숨을 돌리게 합니다. 아트와 음악이 어우러진 경험은 한 편의 서사극에 몰입하는 기분을 주었습니다.


6. 반복을 견디게 하는 대화들

입체적인 관계에서 비롯되는 인물들간의 대화는 게임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요소입니다. 자그레우스가 죽고 다시 시작할 때마다 주변 인물들은 늘 다른 반응을 보여줍니다. 아버지 하데스의 냉소, 니크스의 조언, 디오니소스의 가벼운 농담까지. 대화 하나하나가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실패의 반복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 건 이런 섬세한 대사들 덕분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세계 속에 있다는 감각, 단순한 게이머가 아니라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는 몰입감을 주었기에 죽음을 반복하면서도 지치지 않았습니다.


7. 하데스2를 기다리며

수십번의 반복 끝에 아버지 하데스를 물리친 후,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하데스2는 스팀으로 이미 출시돼 다양한 정보가 있고, 메타크리틱 점수 90점으로 평가도 훌륭하죠. 올해 안으로 스위치2 버전으로 발매된다는데 자그레우스의 여동생 '멜리노에' 이야기가 엄청 기대됩니다. 더 넓어진 세계와 강화된 전투, 새로운 캐릭터와 서사가 어떤 울림을 줄지 벌써부터 설레죠. 첫 번째 작품이 삶을 반복하는 고통과 그 너머의 보상을 체험하게 해주었다면 두 번째 작품은 또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지 기대됩니다.


fin. 지옥 속에서 배운 삶의 진실

<하데스>는 단순 액션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신화와 서사, 게임성과 철학이 함께 어우러진 고급 체험이었습니다. 죽음을 거듭하며 다시 일어서는 자그레우스의 이야기는 제게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인생은 고통의 반복이지만 그 끝에는 반드시 보상이 기다린다는 사실. 그 교훈은 게임을 껐다 해도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곧 출시될 하데스2를 통해 다시 한 번 지하 세계로 떠나 ‘반복 속의 성장’을 경험하게 되겠지요.


총평 별점

스토리: ★★★★★

게임성: ★★★★★

BGM: ★★★★★

아트워크: ★★★★★


“반복되는 삶의 의미를 그리스 신화 속에서 배우고 싶다면, 하데스를 꼭 경험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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