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경제 속 도쿄와 오사카를 경험하고 싶다면

(리뷰/후기) 용과 같이 제로, 화려한 그 시대를 고스란히 담은 문화유산

by 유앨런

BGM - YAKUZA 0 - FRIDA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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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국의 경제호황기를 엿볼 수 있는 방법

저는 1990년대에 태어났습니다. 버블경제라 불리던 일본의 80년대는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듣고 볼 수만 있던 타국의 기억입니다. 하지만 '용과 같이 : 제로(0)'를 통해 모든 일본인들이 그리워하던 그때 그 시절 '황홀하고 빛나던 일본의 공기'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 거리가 눈을 사로잡고, 돈이 오가는 속도와 규모가 과장되게 표현된 장면조차 그 시대를 압축해서 보여줬습니다. 플레이하는 동안만큼은 제가 80년대를 실제로 살았던 사람처럼 몰입됐죠. 도쿄의 카무로쵸(카부키쵸)와 오사카 소텐보리(도톤보리)거리를 걷는 동안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 사소한 간판 하나까지도 그 시대의 생활상을 담아내 과거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시대를 몸소 경험한 행운아인 셈이죠.


2. 버블경제라는 배경

'용과 같이 : 제로(0)'의 매력은 액션이나 캐릭터뿐 아니라 시대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일본 경제가 절정에 달했던 80년대는 돈이 곧 권력이었고, 인간관계마저 돈으로 매개되는 시대였습니다. 게임은 이를 교묘하게 연출합니다. 길거리 싸움에서조차 상대를 쓰러뜨리면 돈이 사방으로 터져 나오고, 부동산이나 유흥업소 투자를 통해 세력을 확장하는 시스템은 ‘돈이 세상을 굴린다’는 시대정신을 압축해 보여줍니다. 또한 캐릭터의 레벨업은 경험치가 아닌 돈으로만 가능한 점도 재밌죠. 현실에서는 체감해보지 못한 경제의 과열이 게임 속에서는 과장되게 드러나고, 이를 통해 진짜 버블경제의 공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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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 남자가 보여준 시대의 얼굴

작품은 키류 카즈마(桐生 一馬)와 마지마 고로(真島 吾朗)라는 두 남자의 삶을 통해 시대극을 보여줍니다. 키류 카즈마는 조직 속에서 휘말리지만 끝까지 의리와 정의감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20대 청년으로, 마지마 고로는 억지로 미소를 띠며 ‘광기의 사나이’로 살아야만 하는 비극적인 청년으로 그려집니다. 키류의 진중함은 시대가 아무리 흔들려도 인간이 붙잡아야 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줬고, 마지마의 광기는 그 시대가 인간에게 얼마나 가혹한 연극을 강요하는지를 증명했습니다. 겉으로는 극단적으로 대비되지만 두 사람 모두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버블경제의 희생자이자 생존자였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단순히 야쿠자 드라마를 본 게 아닌, 한 시대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갈라놓고 왜곡했는지를 체험했습니다. 결국 두 남자의 이야기는 화려한 버블경제의 이면과 그 속에 남겨진 인간적 상처를 보여주는 거울이었습니다.


4. 시대가 만든 디테일

용과 같이 제로의 거리는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무대였습니다. 도쿄의 카무로쵸, 오사카의 소텐보리는 실제 거리를 연상케 할 만큼 정교하게 재현되었습니다. 거리의 간판, 술집, 오락실, 극장, 심지어 길바닥에 흩어진 전단지까지 세세하게 구현되어 있어 마치 당시 일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무엇보다 인물들의 말투, 거리의 음악, 소비 패턴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그 작은 차이들이 모여 한 시대의 공기를 만들어냈죠. 게임을 하면서 단순히 ‘과거를 재현했다’고 느낀 게 아니라, ‘그 시대를 직접 걸어다녔다’고 느꼈습니다. 버블경제라는 시간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장치인 셈이죠.


5. 액션과 스토리의 무게

용과같이 시리즈 답게 액션은 여전히 시원시원했습니다. 주먹을 날리고, 다양한 배틀 스타일을 바꿔가며 싸우는 재미는 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더 크게 다가온 건 스토리의 무게였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 배신에 대한 분노, 의리를 지키기 위한 희생, 권력을 두고 벌이는 다툼이 모두 시대적 배경과 맞물리며 울림을 줬습니다. 돈이 넘쳐났던 시대였지만 정작 인물들이 끝까지 지키려 한 것은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이었죠.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시대에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을 붙잡으려 한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액션의 통쾌함과 스토리의 울림이 함께 어우러진 드라마로 제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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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문화유산이 된 게임

또 이 작품은 단순히 잘 만든 게임을 넘어 하나의 문화유산처럼 다가왔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주었으니까요. 과거의 신문 기사나 다큐멘터리로 접하는 것보다 더 몰입감 있고 현실감 있게 80년대를 보여주었습니다. 담배와 술로 가득한 거리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오래된 영상 자료보다도 강렬한 체험이었습니다. 게임은 단순히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죠.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문화유산’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오래된 건축물이나 그림뿐 아니라, 게임도 분명히 시대를 보존하는 기록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7. 지금도 울림이 있는 이유

버블경제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지만 일본사람들은 아직도 그 흔적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과 권력, 인간관계의 갈등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한 주제입니다. 그래서 '용과 같이 : 제로(0)'의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를 다시 보여줄 뿐 아니라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인물들의 선택과 고뇌는 특정한 시대의 이야기를 넘어서, 지금 우리의 삶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화려했지만 불안정했던 버블경제의 초상은 오늘날에도 다른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오래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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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버블경제 속에서 배운 것

'용과 같이 : 제로(0)'는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보게 해준 특별한 작품이었습니다. 화려했지만 불안정했던 80년대 일본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허무가 교차하는 '무대'였습니다. 그 속에서 키류와 마지마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물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단순하지만 소중한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한 후에도 여전히 네온사인과 재즈풍 음악이 맴돌고 잔향이 오래 남는 걸 보면 그만큼 잘 구현한 작품이라는 뜻이겠지요. '용과 같이 : 제로(0)'는 문화유산이자 시대를 초월해 울림을 주는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제가 게임을 취미로만 보지 않고 삶을 배우는 또 다른 통로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총평 별점

스토리: ★★★★★

게임성: ★★★★☆

BGM: ★★★★★

아트워크: ★★★★☆


“버블경제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문화유산 역할을 하는 '용과 같이 0'를 플레이 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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