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해요.
네,계획형 인간입니다.

업무계획: 계획형 인간의 외로움 #30분씩 살아가기 #자발적 아웃사이더

by 기정사실화

나는 TJ다. 계획형, 주도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종종 외로운 일이다. 때때로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 카페로 향하거나, 담배를 피우러 나갈 때마다 "저는 아직 바빠서.."라고 말하며 거절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밖에서 음료를 사 마시는 일도 거의 없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의 제안에 수긍하고 따라나서면 더 좋은 네트워크와 관계를 쌓을 수 있음을. 그러나 나는 나의 계획을 묵묵히 끌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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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에 대한 회의와 공감의 발견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MBTI가 참보다는 거짓이 많다고 생각했다. 한낱 얕은 스몰토크 주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MBTI 해설을하는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며 무릎을 탁탁 쳤다. 30년 인생을 살면서 품었던 "나는 왜 이러지?"라는 고민, 아니 그전에 "넌 좀 별나다"라는 주변의 평가같은 핀잔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제야 깨달았다. "아, 나와 같은 부류가 많다!"는 것을.


깃발 꽂기: 깃발로 점철하는 나만의 드로잉

나는 여타의 TJ처럼 평범하게도 업무를 기록하고 기획하며 평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계획을 세울 때에는 연도별 주요 과업을 개인과 커리어를 대별 단위로 나누고 이를 자주 되뇌인다. 나는 이것을 '깃발 꽂기'라고 부른다.

내가 어릴 적 그림 그리기가 취미였던, 나는 4B 연필로 슥슥 큰 틀을 빠르게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비록 최종 결과물을 봤을 때 그 흔적이 전혀 없거나 전혀 다른 양상과 빛깔로 나타날지라도, 기초 드로잉은 매우 중요하다

내 인생의 계획도 마찬가지다. 연도별, 분기별 목표 설정은 바로 그런 드로잉과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30분 단위의 세계: 업무 관리 방식

나는 업무를 수행하고 관리할 때 일별 업무 계획을 작성한다. 30분 단위로 주요 업무 타이틀과 수행한 업무를 서브 타이틀로 나누어 기록하고, 함수로 각 업무에 투입한 시간을 통계 낸다. 또한 각 사업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수치화하여 실시간으로 내 시간 투입이 적절한지를 확인한다.

처음 이 방식을 동료들에게 소개했을 때 많은 호기심과 은밀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고용주님(?)께 보고했을 때는 어떠한 비판 없이, 칭찬과 인정, 그리고 이를 전사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양식 개발과 활용 매뉴얼 작성을 지시받았다. 즉,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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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대신 업무 일정표를 쓰는 이유

나는 일기를 자주 쓰지 않는다. 일기가 중요하다고 스스로 인지하면서도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아마 내가 업무 일정표를 열심히 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빼곡한 업무 기록과 지난 연도 및 지난달과의 비교 분석은 단순한 보고 자료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충분한 평가 자료가 된다. 이는 내 삶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고양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계획과 내면 사이에서의 끊임없는 고민

계획과 수행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이상향은 있다.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구분하는 능력, 그리고 해야 할 것과 해낸 것 사이의 격차가 최대한 없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계획 관리 방식이다. 나는 늘 고민한다. 어떤 방식의 계획과 관리가 가장 효율적이며 동시에 나의 영혼과 일상의 편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나는 느리지만 다른 이들의 경험을 눈으로 쥐고 머리로 곱씹으며 답을 구해나갈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지혜를 달라고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서. 외로운 밭갈기의 의미 결국 나는 외롭다. 하지만 이제는 이 외로움을 즐기기로 했다. 동료들과 함께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대신, 혼자 조용히 책상 앞에서 계획표를 작성하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묘한 뿌듯함을 느낀다. 어린 시절 보았던 누렁이 소처럼 묵묵히 쟁기를 끌며 밭을 가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은 때때로 외롭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곳으로 향하는 길임을 믿는다. 그리고 어쩌면 언젠가는 이 글처럼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누군가와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나만의 밭을 갈고 그림을 그리듯 깃발을 꽂으며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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