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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7. 2024
가족 호칭 그림책큐레이션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 복잡한 가족 촌수와 호칭 그림책큐레이션
한 집안에서 웅성웅성하며 살던 가족들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부쩍거리던 대가족은 1인가구로 줄었다. 개인주의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다 같이 어울려 살기보다는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오면 온 가족이 모이는 장관이 펼쳐진다. 반가움도 잠시 가족 간에 호칭 호선이 일어난다. 분명 친적이긴 한데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비일비재하다. 그 혼란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낄 때는 결혼하고 난 후 시댁이나 친정 어른에게 인사할 때 최고조로 머리가 아프다.
아주버니, 당숙, 고종 사촌, 이종 사촌, 숙부, 증조, 고조 등 무슨 호칭이 이렇게 복잡한지 가족 관계가 원망스럽다.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물어보아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 지금은 굳이 따지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딱 '나'를 기준으로 꼭 알아야 할 관계만 알려주는 그림책이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림책으로 가족 호칭에 대해 알아보자. 큰일이 생기거나 명절 때 더 이상 혼동하지 않고 가족을 만날 수 있다.
1. 왕할머니는 100살: 이규희 글, 신민재 그림 / 책읽는곰 2013.11.01.
<<왕할머니는 100살>> 그림책에서는 가족 촌수와 호칭에 대해 왕할머니 백 살 생일을 맞아 일가친척들이 모여 축하하는 가족 이야기다. 별이는 왕할머니와 둘도 없는 사이다.
"왕할머니!"라고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왕할머니는 "우리 강아지 왔구나!" 하면서 몰래 막대 사탕을 꺼내 준다. 딱 열 밤만 자면 왕할머니 백 살 생신인데 나이를 들은 별이는 깜짝 놀란다. 생일도 백 번, 어린이날도 백 번, 크리스마스도 백 번! 이제 겨우 일곱 살인 별이에게 백 살은 너무나도 멋진 나이다. 막대 사탕을 좋아하고, 분홍색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도 좋아하고 꽃도 좋아하는가 별이는 왕할머니와 참 많이 닮았다. 다가오는 왕할머니 생일선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며 왕할머니를 몰래 따라다닌다. 왕할머니 생신이 다가오면서 작은 아빠, 사촌동생, 큰고모와 큰 고모부, 작은 고모와 작은 고모부, 고모할머니 삼촌사와 당숙들까지 별이네로 온다.
왕할머니(증조할머니) 김을순 여사부터 증손녀 별이까지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다. 사촌만 넘어가면 어른들 조차 헷갈리는 것이 촌수와 호칭이다. 기껏해야 한 해에 한두 번 정도 만나는 사이이다 보니 촌수와 호칭이 뭐가 중요하기에 모르면 어떤냐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촌수나 호칭이 아니라 '이어짐'이다. <<왕할머니는 100살>> 그림책은 형제자매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 많은 이들과 이어져 있음을 알려준다. 책 이야기에서 가족에 대한 호칭과 촌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왕할머니 생신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어떻게 부르는지 보여준다. 글을 쓴 이규희 작가는 이제 막 손자를 본 초보 할머니다.(2013년 기준) 그래서 책 속 왕할머니는 이규희 작가와 닮은 구석이 많다. 그림을 그린 신민재 작가는 할머니 사랑으로 자란 손녀딸이다. 지금은 안 계시지만 그리움과 고마움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 마음 깊숙이 따스한 기운이 독자에게 전달된다. 책 뒤쪽에 부록으로 가족 촌수와 호칭에 대해 정리한 표가 있다.
2. 우리 가족의 비밀: 아나 만소 글, 수사나 델 바뇨 그림, 박지영 옮김 / 북스토리아이 2015.04.30.
<<우리 가족의 비밀>> 은 플랩북이며 스페인 그림책이다. 가로로 긴 판형으로 가족관계도를 차례대로 플랩북으로 표현했다. 등장인물들이 나와 어떤 촌수의 가족인지 알도록 매 페이지 오른쪽마다 열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아이 독자 시선에 맞춰 탐정처럼 가족 호칭에 대해 접근한다. 가족의 비밀이란 가족 호칭과 촌수다. 수수께끼 풀듯 신나게 탐정놀이하며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안녕? 이게 바로 나야. 나는 돋보기를 정말 좋아해. 질문을 많이 하는 것도 좋아하지. 돋보기로 보면 사물이 또렷하게 잘 보여. "
혼자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비밀도 풀었다고! 그건 바로 우리 가족의 비밀이야!
탐정놀이 첫 단추는 침대방에서 시작한다. 어떤 방인지 힌트를 주며 독자도 함께 추리할 수 있게 유도한다.
돋보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질문을 하는 주인공은 탐정 같다. 엄마 아빠를 시작으로 나와 동생 관계가 드러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집에 놀러 오면서 호칭에 대한 물음이 커진다. 어릴 적 아빠 사진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누구인지 알게 되며 할아버지가 옛이야기로 아빠와 고모 어릴 적 이야기도 듣는다. 우리 가족 1 촌부터 6촌 재종형제까지 언급하며 자주 만나는 가족부터 새로 만나는 가족까지 나와 몇 촌 관계인지 정확히 알려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빠 쪽 관계만 언급한 부분이다. 이 책을 절판되면서 2023년에 다시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개정판으로 나온 그림책은 <<가족의 비밀>>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면 아쉬웠던 가족 관계도에서 엄마 쪽 관계도 설명한다.
2-1. <<가족의 비밀>> : 가족의 호칭을 바르게 알려주는 플랩북
아나 만소 글, 수사나 델 바뇨 그림, 박지영 옮김 / 북스토리아이 2023.08.25.
3. 우리 가족: 류증희 글, 이승현 그림, 김영인 감수 / 그레이트북스 2003.09.19.
생활 속 사회탐구 시리즈 / 사회문화, 가정
그레이트북스에서 생활 속 사회 탐구 시리즈로 2003년에 출간된 그림책이다.
<<우리 가족>>은 서울 구로동에 있는 보광아프트에 사는 '류가영' 소개로 시작하는 그림책이다.
엄마, 아빠, 나, 동생 재욱이 이렇게 4명으로 구성된 가족을 소개하며 가족사진 아래에 가계도를 보여준다.
아빠 쪽 가족 관계도와 엄마 쪽 가족 관계도를 가영이가 하루 보내는 일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 촌수와 호칭에 대해 알려준다. 오래된 책이지만 맞벌이 부부 자녀 입장도 언급하고 동생 때문에 힘들었던 점도 이야기하며 혼자일 때보다 그래도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가족 관계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준다. 복잡한 가족 호칭과 촌수보다는 꼭 알아야 하는 양가 쪽 사촌까지 알기 쉽게 소개한다. 꼭 알아야 하는 촌수와 호칭에 대해 딱 한 권만 선택하라고 하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4.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 채인선 글, 배현주 그림 / 미세기 2020.12.21.
바르게 부르는 가족 호칭책
<<아름다은 가치 사전>>과 <<나는 나의 주인>> 글 작가로 유명한 채인선 작가가 글을 쓰고 배현주 작가가 그린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그림책은 앞에서 언급한 그림책보다 조금 더 자세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정보책에 가깝다. 주인공 민규 가족은 다른 그림책과 마찬가지로 아빠, 엄마, 민규, 그리고 여동생 민지 네 가족이다. 민규 아빠는 3남 1녀 중 둘째 아들이며 민규 엄마는 2남 3녀 중 큰딸이다. 민규아빠와 엄마 형제자매들도 각각 결혼해서 새로운 가족울 꾸렸고 아이도 낳았다. 네 가족이 살 때는 관계나 호칭이 간단했지만 아빠와 엄마 가족이 모두 모이면 그야말로 대가족이 된다. 이럴 때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가족이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그림책에서는 가족 호칭에 대해 개념 사전처럼 소개하며 민규 가족을 중심으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왼쪽에는 호칭 개념을 오른쪽에는 가족관계도를 중심으로 자주 사용하는 호칭도 이야기한다. 부모님, 형제자매, 할아버지와 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등 우리가 자주 부르는 가족 호칭과 관계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뒤에는 부록으로 가족의 가족에 대해 정리해 설명합니다.
소개된 책 순서대로 책 읽으면 좋다. 만약 책을 구하기 힘들다면 가족 촌수와 호칭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그림책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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